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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지진 발생,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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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7-10-17 15: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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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지진 발생, 어떻게 볼 것인가?


민경식 기상청 지진관리관
최근 한달 새 경북 영덕군 동쪽 약 7~30km 해역에서 규모 2.2~3.0의 지진이 5회 발생하였다. 이 지진들은 해역에서 발생한데다 소규모의 지진이라 실질적으로 진동을 느낄 수 없었으나, 이 지역에 거주하는 동해안 주민들 입장에서는 심정적으로 불안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국민들이 이번 연속지진과 관련하여 기상청에 문의한 대부분의 내용은 ‘최근 우리나라에 지진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이유가 무엇인지’와 ‘이번 연속지진으로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지’의 여부 등이었다.


한반도, 지각판 경계서 멀리 떨어져 상대적으로 안전지대

우선 학문적으로 설명하자면 지구의 껍데기를 구성하고 있는 지각은 십 수개의 서로 다른 판들이 짜깁기하듯이 물려있고 이 판들이 서로 움직이면서 마찰을 일으켜 지진을 일으키는데, 한반도는 이러한 판의 경계로부터 수백~수천 km 떨어진 판 내부에 위치하고 있으므로 판 경계에 위치한 이웃 일본이나 대만에 비해 지진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지역이다.

그렇다고 해서 판 내부에서 대규모 지진이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확률적으로 보아 발생 빈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의미이다. 왜냐하면 지진을 유발하는 응력이 판 내부에도 어느 정도 축적되어 지진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지진에 대하여 완전히 자유로운 지역은 지구상에는 없다 하겠다. 판 내부에 위치한 중국의 경우에도 대규모 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많이 경험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져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역사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 지진발생 횟수는 지진관측망 증가에 비례

최근에 한반도에서 지진 발생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지 여부는 지진발생 추이를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지진발생 횟수는 지진관측망의 증가와 더불어 증가하였다. 즉 1990년대 중반 이전의 지진관측횟수는 연평균 20여회 정도였으나 그 이후에는 40여회로 급격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 예전의 관측망으로도 관측이 가능하였던 규모 3.0이상 지진(연평균 약 9회) 및 유감지진 발생 횟수(연평균 약 8회)는 뚜렷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는다. 이런 수적 증가는 관측망의 현대화 및 분석기술의 고도화와 더불어 옛날에는 관측하지 못했던 지진의 관측이 가능해짐에 따라 생기는 관측지진의 증가현상으로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서나 나타나는 동일한 현상이다.




물론 일부 학자들 사이에는 지진의 주기설 등을 주장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러한 주기설이 타당한 근거를 확보하기 위하여서는 더 오랜 기간의 관측이 필요하다. 이번 소규모 연속지진이 미래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대규모 지진의 전조현상 일수도 있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물론 우리 옛말에 뭐가 잦으면 뭐가 나온다는 점잖치 못한 표현이 있기도 하지만, 지진의 경우에 대입할 경우 옛말은 옛말일 뿐이다.


소규모 지진 다발이 대규모 지진 전조라는 근거 없어

우리나라의 경우, 동일한 지역에 소규모 지진이 연속하여 발생한 대표적인 사례는 작년 4월 울진 해역 지진이다. 작년 4월 울진 해역에서는 보름 동안 소규모 지진이 10회 발생하였지만, 아직까지 그 지역에서 강진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하여 지진전문가들은 작년 울진 해역 연속지진을 지하에 축적된 응력을 해소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소규모 다발지진으로 간주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 중에 소위 ‘Big One’이라고 하는 대규모의 지진이 캘리포니아의 특정 단층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있었으나 실질적으로 그러한 지진은 현재까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런가 하면 이러한 현상 없이 곧바로 강진이 발생한 예도 전 세계적으로 수없이 많다. 따라서 이번 영덕해역의 지진 현상으로 인하여 지역 주민들이 특별히 불안해 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지진 발생 24시간 감시·관찰과 연구조사 수행

기상청에서는 이러한 지진현상에 대하여 지속적인 지진감시와 대책수립 및 관측장비 보강을 하고 있다. 특히 경북지역에는 울진과 경주(월성)에 대규모 원자력발전소가 위치하고 있어서, 기상청에서는 이 지역의 지진 발생현상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을 수행하고 있으며 과학기술부의 담당부서와 수시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또 두 연속지진의 원인 규명을 위하여 이 지역에 대한 해양 지반조사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동해에 대한 지진감시체계를 강화하기 위하여 일본 기상청 지진자료를 실시간 수신 활용하고 있다. 정확한 지진통보를 위한 울릉도기상대의 지진장비와 분석기능 강화도 추진 중이며 올 연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지진에 의한 피해는 건물 붕괴나 철도 및 도로 붕괴에 의한 교통사고 등 일차적인 요인에 의한 것도 있으나 대규모의 피해는 주로 가스관이나 전선 파손에 의한 화재, 수도관 파손의 의한 질병발생, 공포에 질린 사람들의 부적절한 대응 등 이차적인 요인에 의해서 발생한다.

이러한 이차적인 피해는 지진발생 즉시 이를 감지하고 통보, 통제하는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상당부분 해소될 수 있다. 이를 위해 기상청은 전국 128개의 지진관측망을 구축하여 24시간 감시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지진 발생시 관련 정보를 팩스, PC통신, 휴대폰 문자서비스, 이메일 등을 이용하여 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한 재난관리책임기관 및 언론기관 등에 실시간으로 전파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소방방재청 및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지진 및 지진해일 대비 모의훈련을 주기적으로 실시함으로서 지진 및 지진해일에 대한 대응능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고 있다. 지진 및 지진해일에 대한 대응요령 등 홍보물도 제작하여 관련기관에 배포하고 있으며, 관련기관의 요청시 직접 출강하여 대국민 교육훈련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지진은 태풍 등 악기상과는 달리 사전 예고 없이 발생해서 큰 피해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기상청은 지진으로부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국민과 한마음이 되어 철저한 대비를 하고 있다. 이는 지진 발생 원인 규명을 위한 연구개발 뿐만 아니라 조기통보시스템의 구축, 재난 대비 훈련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우리의 노력을 통하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공복으로서의 의무라 믿기 때문이다.

민경식 기상청 지진관리관 (gsmin@kma.go.kr) | 등록일 : 2007.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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