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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프(banff)를 떠나서 캘거리(calgary)로 향했다.
지도상으로는 그리 멀지 않아보였지만 막상 버스를 타고 한참을 이동해야만 했다.
앨버타 주에 들어서면서 한국에서 볼 수 없었었던 지평선을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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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프에서 출발한 버스가 한 5시간을 달렸을까? 달리던 버스가 마침내 멈춰 섰다.
창밖의 풍경은 캘거리는 아닌듯했다. 지평선위에 자그마한 마을의 버스정류장이었다. 추위와 배고픔에 몸을 웅크리고 차 창밖만을 바라보고 있던 나는 기지개를 펴고 버스 밖으로 나갔다. 긴 시간 버스에서 아무것도 먹지 않아서인지 한걸음을 떼기도 피곤했다.
정류장에는 각종 패스트푸드와 머핀과 도넛 등을 파는 작은 음식점이 있었는데 햄버거와 커피를 주문하고 틈의 시간을 내서 담배를 피러 나갔다. 정류장에서 문을 열고 다섯 걸음 나갔을 뿐이었는데 들이마신 공기에 마치 나의 폐가 얼어붙는 듯한 추위를 느꼈다. 밴쿠버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정도의 추위였다. 여행하는 내내 모든 면에서 생소함을 느껴왔지만 이런 추위는 인간생존의 한계를 느끼기에 충분한 엄혹한 것이었다,
담배에 불을 붙이고 덜덜 떨고 있었다. 옆에서 말끔하게 차려 있은 백인 남자가 25센트를 주면서 담배한가치만 달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해하기 힘든 행동이었다. 한국에서는 모르는 사람에게도 그냥 담배한대만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후에 이야기를 들었는데 이런 일들은 종종 있다고 한다. 담배를 다 피우고 다시 정류장으로 들어서서 주문했던 햄버거와 커피를 받아왔는데 오우~ 이건~ 내가 생각했던 햄버거가 아니다. 물론 캐나다에 온지 한참이 지났고 여행 다니면서 햄버거도 많이 사먹었다. 하지만 여지 것 사먹은 햄버거가 유명 체인점의 햄버거들이라면 지금 내손에 들려있는 햄버거는 동네 아줌마가 키우던 소를 잡아 듬성듬성 잘라 고기를 굽고 소금을 뿌려서 간을 하고 토마토소스로 마무리를 진 듯한 거대한 것이었다. 기름은 뚝뚝 떨어지고 한국에서 먹었던 햄버거에서 느낄 수 있는 달콤한 소스는 느낄 수 없었다. 감자역시 깎다 만 듯한 엄지손가락보다 커다란 것을 그냥 튀겨 놓았다.
배가 고파서 다 먹기는 했지만 다시는 먹고 싶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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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을 더 달려 드디어 캘거리에 도착했다. 캘거리는 앨버타 평원 남서쪽 끝에 위치한 도시다.
캘거리가 속해있는 앨버타 주(Alberta State)는 풍부한 석유자원으로 유명하며, 캐나다 내에서 가장 부자 주(洲)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유전지대는 대부분 알버타 주의 북부 지방에 위치해 있지만, 기후적인 특성(강추위)으로 인해서 대부분 정유회사의 본사는 캘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광활한 대지를 바탕으로 목축업이 또한 발달했다. 최고급 품질의 소고기로 유명한 앨버타 비프(Alberta Beef)로 잘 알려진 도시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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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버타 비프(Alberta Beef)로 잘 알려진 도시 캘거리에서 한국식당을 찾아앨버타비프로 만든 불고기를 맛봤다. 2인분이상만 전골냄비에 차려서 나오고 1인분 요리를 해서 요렇게 나온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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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거리에서의 나의 여행은 밴쿠버에서와 마찬가지로 걷고 또 걷는 일과의 반복이었다.
캘거리는 슈퍼맨의 촬열지로도 유명하다는 말에 캘거리타워에 올라가 캘거리시내 전경을 내려다보면서 영화장면을 떠올려 보았지만 슈퍼맨이 워낙 오래된 영화인탓에 아무것도 떠오르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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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거리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길모퉁이에서 마주친 정한의원 ^^ 한글간판을 보고 참 반가웠다. 몸도 으슬으슬 춥고 해서 들어가서 여행정보좀 얻으려 했지만 문이 잠겨져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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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거리에서는 유스 호스텔에서 머물지 않고 야간 버스를 이용해서 당일 바로 다른 도시로 이동했다 캘거리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버스정류장에서 좌석에 달린 TV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는데 별로 신기할건 없었지만 나름 실용적인 좌석 TV였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사람들 구경을 많이 했다. 여행하는 사람들중 유독 내눈에 띄인 사람들은 자신의 베게를 가슴에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었다.
베게를 챙겨서 여행다니는건 이해 할 수 있겠는데 왜 배낭밖으로 들고 다니는지 이해하기 힘들었다. 그렇게 사람구경을 하며 몇시간을 기다린끝에 나는 버스에 올랐고 다음 목적지를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