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광복회장 "尹대통령 '일제 패망으로 광복' 발언은 실언" 주장
  • 편집국
  • 등록 2024-09-03 19:08:22

기사수정

광복회장 "尹대통령 '일제 패망으로 광복' 발언은 실언" 주장


"보좌진이 제대로 일 하지 않아 실언 유도…용산이 병들어 있다"


기자간담회하는 이종찬 광복회장기자간담회하는 이종찬 광복회장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이종찬 광복회장이 3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서류를 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2024.9.3 runran@yna.co.kr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이종찬 광복회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태평양 전쟁에서 연합국이 승리하고 일제가 패망해 우리가 독립을 얻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면서 "국가원수로서 실언한 것"이라고 3일 주장했다.


이 회장은 오는 6일 '대한민국 정체성과 건국기원절'을 주제로 국회도서관에서 개최하는 학술토론회를 계기로 마련된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제시한 '8·15 통일 독트린'에 북한이 호응하지 않는 상황에 대북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이냐는 질문에 통일을 독립운동에 비유하면서 내놓은 답변을 문제 삼은 것이다.


당시 윤 대통령은 "결국 일제가 미국과 태평양 전쟁에서 패망해서 우리가 자유와 독립을 얻었지만, 꾸준히 국권을 되찾고 국민이 주인인 자유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꾸준히 독립운동을 해서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우리가 모두 생각하지 않나"며 "통일도 그렇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1943년 11월 미국, 영국, 중국이 채택한 '카이로선언'에 한국의 독립이 언급될 수 있었던 것은 임시정부가 장개석 중국 총통을 설득한 덕분이었다면서 윤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그런 노력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과거 대통령이 되기 전에는 하지 않았던 잘못된 이야기를 계속하고 있는데, 보좌진이 제대로 일을 하지 않아 윤 대통령이 실언하도록 유도하는 것 같다며 대대적인 인사 혁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윤 대통령의 발언은 꾸준히 독립운동을 했기 때문에 태평양 전쟁의 결과로 독립할 수 있었다는 의미인데, 이 회장이 '일제 패망으로 광복' 부분만 언급하면서 발언의 취지를 왜곡했다는 지적도 있다.


이 회장은 또한 김문수 노동부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일제강점기 시절 선조의 국적은 일본'이라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는 "대한민국의 기본방침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이 방침을 인정하지 못하면 정부에 들어와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앞서 외교부가 우리 국민의 의사에 반해 강압적으로 체결된 한일강제병합조약이 원천 무효라고 확인했기 때문에, 일제강점기는 존재하지 않고 선조의 국적이 일본이라는 김 장관의 주장도 틀렸다는 게 이 회장은 설명이다.


그런데도 정진석 비서실장이 '장관마다 역사관이 다를 수 있다'고 김 장관을 두둔한 것을 두고는 "장관마다 역사관이 다 다르면 어떻게 한 정부를 이루느냐"고 반문한 뒤 "지금 용산이 병들어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대한민국이 1948년 건국됐다고 주장하며 이승만 전 대통령을 '건국 대통령'으로 칭하고 그 프레임 안에 가두는 것은 오히려 이 전 대통령의 독립운동 업적을 제대로 조명하지 못하는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광복회가 더불어민주당에 편향돼 있다는 일각의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면서 민주당이 '친일 반민족행위를 옹호한 사람의 공직·공공기관 진출 금지' 법제화를 추진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못 박았다.


이 회장은 "사람의 생각을 법제화해서 유죄, 무죄를 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며 "이것은 법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느껴야 한다"고 해당 법안 추진에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run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회원로그인

댓글 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서울 27일, 부산 23일째 '역대 최장 열대야'…곳곳 밤더위 기승 서울 27일, 부산 23일째 '역대 최장 열대야'…곳곳 밤더위 기승제주는 33일 연속 열대야, 인천도 최장기록 경신 앞둬(전국종합=연합뉴스)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밤이 돼도 더위가 가시지 않으면서 전국 곳곳에서 역대 가장 긴 열대야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저녁부터 이날 아침 사이 지점별 최저기온은 서울 ...
  2. 尹 "삐약이 신유빈 팬 됐다…민생·안보 대통령 금메달 따고파" 尹 "삐약이 신유빈 팬 됐다…민생·안보 대통령 금메달 따고파"파리올림픽 기념행사 깜짝 참석…"국민에 용기와 자신감" 선수단 격려"밤잠 못 자고 경기 챙겨봐…여름날 시원한 선물 준 선수들에 감사"(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2024 파리 올림픽 기념 행사에 참석해 선수단을 격려했다고 대통령실 정...
  3. 논산소방서, 을지연습·민방위 훈련 연계한 '전국 동시 소방차 길터주기 훈련' 실시 논산소방서, 을지연습·민방위 훈련 연계한 '전국 동시 소방차 길터주기 훈련' 실시 논산소방서(서장 김경철)는 오는 22일 오후 2시부터 을지연습·민방위 훈련과 연계해 전국 동시 ‘소방차 길 터주기’ 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이번 훈련은 민방위 날과 연계해 전국 소방서에서 동시에 진행하며, 긴급차량의 신속한 ..
  4. 물놀이장 찾은 북한 수해지역 어린이들 물놀이장 찾은 북한 수해지역 어린이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 수해지역 어린이들이 지난 16일 평양 문수물놀이장과 릉라물놀이장에서 즐거운 휴식의 한때를 보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7일 보도했다. 2024.8.17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끝)
  5. [전국 주요 신문 톱뉴스](19일 조간) [전국 주요 신문 톱뉴스](19일 조간) ▲ 경향신문 = 경찰은 막고, 법원은 조건 달고 윤 정부서 '집회 제한' 늘었다 ▲ 국민일보 = 李 85% 압승… "영수회담 하자" ▲ 매일일보 = 고금리에 빚더미 산업계 줄도산 '비상' ▲ 서울신문 = 두 손 번쩍 ▲ 세계일보 = '일극' 굳힌 이재명 "국정소통 영수회담 하자" ▲ 아시아투데이 = 내.
  6. '지방소멸 대응' 공주시 임신부 건강관리비 지원·주 4일 출근 '지방소멸 대응' 공주시 임신부 건강관리비 지원·주 4일 출근(공주=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충남 공주시와 공주시의회가 저출생과 지방소멸 위기 대응을 위해 임신부 지원 조례를 제정하는 등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 조성에 나섰다.17일 시의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권경운 의원은 최근 '공주시 출산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
  7. 해상생환훈련 시범 보이는 공군 교관 해상생환훈련 시범 보이는 공군 교관 (서울=연합뉴스) 공군이 지난 14일 경남 해상생환훈련장에서 조종사 해상생환훈련을 실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사진은 공군 교관이 취재진에게 낙하산 견인 훈련 시범을 보이는 모습. 2024.8.17 [공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끝)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