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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조원이 실종된 정부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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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7-09-20 17:5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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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조원이 실종된 정부통계

최근 재미있는 통계 수치들이 신문에 나 웃음을 지은 적이 있습니다. 잘 사는 나라 사람들일수록 평균 수명이 길고, 부자들이 섹스파트너가 더 많다는 것입니다. 그걸 이제 알았나 싶겠지만 통계적 사실이라는 점에서 찝찔한 맛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세계보건기구 (WHO) 산하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에 관한 위원회’ 보고서는 2000~2005년 경제개발협력기구 (OECD) 회원국 국민의 평균 수명은 78.8세로 1970년 초반 보다 7년 이상 늘어났다고 합니다. 반면 아프리카 사하라 남쪽 가난한 나라 국민의 평균 수명은 46.1세로 겨우 4개월 늘었을 뿐이라고 합니다.

지난 세기에 비해 부국과 빈국의 수명 격차가 점점 더 벌어지고 있고, 그 차이가 30년 이상 된다니 놀라운 일입니다. 한편 스웨덴에서는 성인 남성 중 박사출신이 석사출신보다 사망률이 훨씬 낮다고 합니다. 학력이 높을수록 수명이 길어진다니 우리나라에서 가짜 학력의 유명 인사가 난무하는 것도 무리가 아닌 듯 합니다.

포린 폴리시가 얼마 전 발표한 ‘듀렉스 글로벌 섹스 인덱스’분석결과도 유사한 결론이 나왔습니다. 조사 결과 부자나라 국민은 평균 9.7명, 중위 소득국은 8.6명, 저소득국은 6.3명의 섹스파트너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부자가 돼야 ‘구구팔팔 복상사 (腹上死)’도 가능한가 봅니다.

불로장생이나 주지육림의 환상은 오랜 옛날부터 인간이 추구해온 꿈이기도 합니다. 그 환상은 비록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영양·의료·환경 수준이 높을수록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오래 살고 섹스도 즐긴다는 것이 통계적 사실로 입증된 셈입니다. 통계는 특정 현상을 보편성 또는 진실성의 경지로 끌어 올리는 힘이 있습니다.

그런 마력을 지닌 통계의 신뢰성에 먹칠을 한 사건이 요즘 국내에서 잇달아 일어나고 있습니다. 나라 곳간을 맡고 있는 재정경제부가 인건비를 17조 원이나 틀리게 집계했다가 보름 만에 정정발표 하는 해프닝을 벌였습니다. 또 국세청이 세수 오차 비율이 커져 상반기 세금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5조 원이나 더 걷혔다고 합니다.

재경부는 10조원 정도인 인건비를 28조 원으로 잘못 집계했다가 “재정적자가 너무 커졌다”는 언론의 지적을 받고 바로 잡아, 상반기 6조 1000억 원 적자로 발표했던 통합 재정 수지가 11조 3000억 원 흑자로 바뀐 것입니다. “올해 새로 가동된 디지털 예산회계시스템의 오류 때문”이라는게 재경부 간부의 해명입니다. 기자실에 대못질 한 뒤에는 어찌 될지 궁금합니다.

3년간 6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설치한 시스템이라는데, ‘세계적 정보기술 (IT)강국’이라는 이름이 무색 해졌습니다. 재경부 차관이 엉터리 발표 후 “상반기 재정 조기 집행으로 경제성장률이 높아졌다”고 자화자찬한 말은 어떻게 거둬들였는지 모릅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지난 6월 “경제는 참여정부처럼 하라”고 한 말에도 흠집을 낸 셈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늘어나는 세금에 허리가 휘는 판에 올 연말에는 세금이 작년보다 20조 원이 더 걷혀 세수증가액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모양입니다. 올 예산보다도 11조 원이 많아질 전망입니다. 예산 대비 세수 오차 비율이 1998년 13.9%, 2000년 16.6%로 늘어난 이후, 연구방법 개선으로 계속 줄다가 이번에 7.5%로 다시 커진 탓이라고 합니다.

15조 원이 얼마나 큰 돈인지 서민들은 잘 모릅니다. 단군 할아버지가 등극한 후 올해까지 매년 1억원씩 썼다고 가정 할 때 총액이 4340억원에 불과하다면 조금 짐작이 갈 겁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정부가 ‘중장기 세수추계 모형’을 개발해 적용한다고 밝혔으니 결과는 두고 볼 일입니다.

통계는 집단현상의 구체적인 양적기술 (量的記述) 입니다. 오늘날 사회생활과 과학은 통계 없이는 존재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기후·생물 등 자연통계와 인구·경제 등 사회통계들이 그렇습니다. 기상 통계가 제품생산과 유통에 영향을 주고, 여론조사 결과가 대통령 후보경선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현실이 이를 대변해 주고 있습니다.

19세기 중엽 벨기에의 L.A. 케틀러가 근대 과학으로 확립한 통계학은 집단 현상을 관찰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특히 사회통계학은 계량경제학의 분석에 크게 공헌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통계는 정치· 경제· 사회 발전의 모델을 만들 수 있지만, 왜곡·조작시키면 아전인수나 곡학아세의 밑거름이 된다는 사실도 알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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