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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3차 협상, 관세철폐 놓고 팽팽한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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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07-09-19 04:3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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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U, 한미 FTA 수준 개방 요구…자동차-원산지 등 본격 공방
 
한·EU FTA 3차 협상, 관세철폐 놓고 팽팽한 설전
EU, 한미 FTA 수준 개방 요구…자동차-원산지 등 본격 공방
“한국 측의 관세 조기철폐 비율이 미국에 제시했던 것보다 현저히 떨어져 심히 실망스럽다.” (베르세로 EU 수석대표)

“우리 수정안이 실망스럽다는 당신의 발언에 한국협상단은 ‘놀랄’ 정도로 실망했다.우리의 양허안이 EU측에 비해 뒤쳐지지 않는다. 한미간에 양허수준을 그대로 비교의 잣대로 삼는 것은 지극히 불합리하며 EU와는 한미와는 별개로 양허의 균형을 이루는 과정이 필요하다.” (김한수 한국 수석대표)

‘치열하고 팽팽한’ 설전이었다. 17일(현지시간) 오전 10시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 3차 협상 첫날 전체 회의가 열린 벨기에 셰라톤브뤼셀호텔 네이션스룸. 한·EU FTA 3차 협상 첫날 양측은 탐색전도 없이 자동차 비관세 장벽, 농산물 개방, 개성공단 문제 등에서 상대를 압박하며 팽팽한 공방을 벌였다.

EU측은 우선 우리측이 개선해 제시한 상품 양허 수정안에 대해서도 여전히 상당한 불만을 표시했다. 김한수 한·EU FTA 협상단 수석대표는 첫날 브리핑에서 “EU측은 우리측 수정양허안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고 표현했다”며 “전체회의에서 우리가 제시한 수정양허안에 대해 치열하고 팽팽한 설전이 오갔다”고 전했다.


기존 무관세 대상 품목을 관세철폐 비율에 포함할지 여부가 쟁점

특히 EU측은 각 부문에서 한미 FTA수준의 양허를 요구하며 우리측을 압박했다. 김 수석대표는 “EU측이 공산품 부문은 7년(내 관세)철폐까지 보면 한국 양허안이 만족스러웠으나 3년 철폐와 즉시철폐를 포함하는 조기철폐는 미국에 준 것에 비해 현저히 뒤떨어진다며 불만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또 농산물에 대해서는 “한국이 민감하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포도주, 위스키, 돼지고기, 초콜릿, 치즈와 같은 관심품목을 미국에 비해 지나치게 조금 줬다”며 불만족스러워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같은 EU측의 문제제기에 대해 준비된 발언문도 생략하고 이그나시오 가르시아 베르세로 EU측 수석대표에게 조목조목 반론을 제기했다며 팽팽했던 협상 분위기를 전했다.

김 대표는 “가장 중요한 관세대상 품목을 놓고 보면 비록 즉시철폐 부분은 우리가 조금 처지지만 3년철폐를 포함하면 우리측의 양허가 우위에 있으며 전체적으로 볼 때 우리의 양허안이 EU측에 비해 뒤쳐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 “특히 한미간에 양허수준을 그대로 비교의 잣대로 삼는 것은 지극히 불합리하며 EU와는 한미와는 별개로 양허의 균형을 이루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관세철폐는 품목수와 교역액을 기준으로 보는 방식이 있는데 특히 한국과 EU처럼 이미 활발한 교역이 이뤄지고 있는 경우에는 품목수보다는 교역액을 기준으로 관세철폐 규모를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측 입장이다.

특히 교역액을 기준으로 해도 전체 관세철폐 규모보다는 이미 무관세인 부분을 빼고 추가적인 자유화로 관세가 없어지는 규모를 따지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이 경우 전체 관세철폐 규모에서는 우리가 EU측에 비해 많이 부족하지만 이미 무관세인 품목을 제외하고 보면 우리측의 3년이나 5년철폐 비율이 EU보다 오히려 앞서고 있다.

교역액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EU측으로 수출하는 물품은 무관세 비율이 50%가 좀 넘고 EU에서의 무관세 수입은 약 26%정도로 차이가 크다. 이미 무관세 혜택을 많이 받고 있는 우리로서는 당연히 현행 관세 부과 대상만을 놓고 협의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EU측은 우리측 논리대로 현재 관세부과 품목만 놓고 관세철폐 비율을 산정하는 방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에 대해 “국제적으로 명확한 정답은 없기 때문에 두 입장을 전체적으로 봐야한다”고 말했다.


EU측 “자동차 비관세 장벽 철폐가 협상의 관건”

양측이 이처럼 품목별 상품협상에 들어가기 위한 전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김 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상품 양허인데 우리 측은 비교 가능한 수준이라고 하지만 EU측은 아직 너무 실망스럽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서로 시각이 좀 다르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EU측 수석대표는 특히 역내 자동차 업계 반대가 심해 비관세부분에서 자동차 기술 등 비관세장벽 철폐가 협상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에 대해 우리측은 아직 한국으로서는 개성공단 문제해결이 협상의 성공적인 타결에 매우 중요하다고 맞받아쳤다고 김 대표가 밝혔다.

원산지 표시 문제에 대해서도 ‘메이드 인 EU(Made in EU)’형태를 인정해달라는 EU 측 요구에 대해 우리 측은 식품, 패션을 제외한 일반 공산품의 경우 소비자 보호와 정보제공 차원에서 원산지국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양측은 서비스 및 투자분야의 양허안도 교환했으나 서로 불명확한 부분을 확인하는 데 주력해 뚜렷한 진전을 거두지는 못했다.

김 대표는 “우리 쪽에서는 비(非)서비스업의 투자 자유화 관련해 외국인이 투자할 때 부동산의 취급제한 규정이나 공공용도에 따른 제한 규정 등이 너무 개괄적이어서 이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경쟁정책, 통관 및 무역원활화는 합의 이뤄

전진이 이뤄진 분야도 있었다. 경쟁정책은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무난하게 합의가 됐으며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는 양측이 무관세 유지에 의견을 같이했다. 상품표시(라벨링) 분야에서는 정확한 내용 표시를 전제로 여러 언어로 표시할 수 있도록 한다는 데 합의를 이뤘다.

통관 및 무역원활화 분야에서는 협정문안이 상당 부분 확정되었고 국내 업계가 불만을 제기해온 품목분류와 관련해서는 양측의 협의 제도를 두자는 우리 측 제안에 EU 측이 재협의하자는 반응을 보였다.

양측은 협상 둘째 날인 18일 상품 관세를 비롯, 서비스 양허안과 의약품 비관세 장벽협상, 통신서비스분야, 분쟁해결조항, 통관 및 무역원활화, 원산지규정, 보조금(state aid)문안, 노동 및 환경 분과 협상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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