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젤렌스키와 노르망디 노병의 포옹…"굴복없다" 대러 서방 단합대회
  • 편집국
  • 등록 2024-06-07 12:18:33

기사수정

젤렌스키와 노르망디 노병의 포옹…"굴복없다" 대러 서방 단합대회


서로 상대방에 "당신은 영웅"…"서방, 우크라전을 80년전 투쟁의 연장선 인식"


노르망디 80주년, 서방 지도자 총출동해 러에 맞선 단결 강조


우크라 '사수' 결의…르프랑스제 전투기 우크라 지원 등 깜짝소식도


2차대전 참전용사들과 악수하는 우크라이나 대통령2차대전 참전용사들과 악수하는 우크라이나 대통령 (노르망디 오마하 해변 EPA=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프랑스 노르망디 오마하 해변에서 노르망디 상륙작전 참전 용사들과 악수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2024.6.7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이 다시 전화(戰禍)에 휘말린지 2년 4개월째가 되는 6일(현지시간) 진행된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은 세계 민주진영의 단합대회를 방불케 했다.


소비에트연방(소련) 시절 권역을 회복하겠다며 팽창주의 정책을 펼치다 전쟁까지 일으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맞서온 서방 지도자들은 이곳에 총출동해 대러전선을 더욱 공고 히했다.


80년전 유럽 거의 전역을 점령한 나치 독일에 맞서 목숨을 걸고 상륙작전을 벌였던 2차대전 참전용사들도 서방 세계의 최전선으로 부상한 우크라이나에 응원을 보냈다.


휠체어에 의존해 프랑스 노르망디 오마하 해변에서 진행된 이날 행사에 참석한 메릴랜드주 프레데릭 출신의 참전용사 멜빈 허위츠(99)는 기념식에 특별초대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와 서로를 꼭 끌어안았고, 두 사람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됐다.


허위츠는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당신은 국민의 구원자다"라며 "당신을 보니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뇨, 아닙니다. 당신은 유럽을 구했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당신은 우리의 영웅"이란 허위츠의 말에도 "아닙니다. 당신이 우리의 영웅입니다"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이날 만남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80년전 노르망디 해변에서 펼쳐졌던 자유를 위한 투쟁의 연장선으로 규정하는 서방의 시각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현대판 침공에 대한 저항을 진두지휘하는 우크라이나 지도자에 대해 비슷한 존경심을 표하는 노병의 모습이 눈길을 끌었다고 NYT는 전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서방 정상들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서방 정상들 (노르망디 오마하 해변 AFP=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프랑스 노르망디 오마하 해변에서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각국 정상이 나란히 선 채 박수를 보내고 있다. 2024.6.7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기념식 연설에서 "우리는 80년 전 영웅들이 맞서 싸운 어둠의 세력을 알고 있다. 그들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면서 "침략과 탐욕, 지배하고 통제하려는 욕망, 무력으로 국경을 바꾸려는 욕망은 영원하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을 '지배에 집착하는 폭군'으로 지칭하면서 "깡패들에게 굴복하고 독재자에게 고개를 숙이는 건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렇게 한다는 건 이 신성한 해변에서 벌어졌던 일을 잊어버리는 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곳에 상륙한 이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하자"며 러시아의 위협에 맞서기 위한 단결을 촉구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우크라이나 국민과 그들의 용기, 자유를 향한 열망에 감사하다. 우리는 여기에 있고, 절대 약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참석자들은 모두 기립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는 프랑스제 전투기 미라주 2000-5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겠다는 깜짝 발표를 내놓기도 했다.


프랑스 다쏘가 개발한 미라주 2000-5는 근접 전투, 공대지 공격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전투기이다. 전투기 인도 시점은 이르면 올해 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륙하는 프랑스 공군 미라쥬 2000-5F 전투기이륙하는 프랑스 공군 미라쥬 2000-5F 전투기 [AFP 연합뉴스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복수의 미국 정부 당국자는 러시아 본토 공격이 가능한 무기가 포함된 2억2천500만 달러(약 3천억원) 상당의 군사 원조 패키지가 곧 우크라이나에 제공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이날 노르망디 상륙작전 80주년 기념식에는 바이든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 외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이탈리아 세르지오 마타렐라 대통령,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 등 25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러시아의 전신인 소련은 2차 대전 당시 연합군의 일원으로 나치 독일에 맞섰다. 이로 인해 2014년 열린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식에는 푸틴 대통령도 이번에는 초대되지 않았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은 2차 세계대전 중인 1944년 6월 6일 연합군이 나치 독일 치하의 프랑스를 해방시키기 위해 벌인 최대 규모 상륙작전이다.


15만6천명이 동원된 이 작전은 2차 대전의 흐름을 바꾼 역사적 사건으로 평가되며, 프랑스는 5년 주기로 참전국 정상과 참전용사들을 초대해 국제적 기념행사를 벌여왔다. 이날 기념식이 열린 오마하 해변은 연합군이 상륙한 5개 해변 중 가장 치열한 전투가 치러진 곳이다.


hwangch@yna.co.kr


(끝)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대관령 숲길 맨발로 걸어요" 가톨릭관동대, 산림치유축제 개최 "대관령 숲길 맨발로 걸어요" 가톨릭관동대, 산림치유축제 개최 6일 대관령치유의숲 일원…"바쁜 일상에 지친 심신 힐링할 기회" 대관령 소나무 숲 [촬영 유형재]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맨발 걷기가 전국적으로 열풍인 가운데 백두대간 산림 속을 맨발로 걷는 산림치유 행사가 대관령 일원에서 열린다. 가톨릭관동대 LINC3.0사업단은 6...
  2. 아이언샷 하는 김민선 아이언샷 하는 김민선 (서울=연합뉴스) 김민선이 31일 경기 양평에 위치한 더스타휴골프앤리조트에서 열린 'Sh수협은행 MBN여자오픈' 1라운드 6번 홀에서 아이언샷하고 있다. 2024.5.31 [KLPGT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끝)
  3. 춘천 마임축제 '도깨비난장' 춘천 마임축제 '도깨비난장'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31일 오후 강원 춘천시 레고랜드 주차장에서 열린 춘천 마임축제 메인 행사 '도깨비난장'이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4.5.31 hak@yna.co.kr(끝)
  4. 더민주당 논산 시의회 9대 의회 후반기 의장 후보 조배식 의원 내정 더불어민주당  논,계,금  당협은 15일  저녁  7인의  당 소속  시의회 의원[ 서원, 서승필 ,조용훈.윤금숙 ,민병춘 ,김종욱 조배식 ]을 긴급 소집  오는 28일로 예정된  논산시의회  후반기  의장  내천자로  재선의원인  조배식 [광석]  의원을  결정  한것으로  알려졌다.  더...
  5. 경복궁 산책하는 한-베트남 외교장관 경복궁 산책하는 한-베트남 외교장관 (서울=연합뉴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부이 타잉 썬 베트남 외교장관이 31일 공식 오찬 후 서울 종로구 경복궁 내 경회루와 향원정 일대를 함께 산책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2024.5.31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끝)
  6.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 (워싱턴=연합뉴스) 김홍균 외교부 1차관(왼쪽부터)과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 오카노 마사타카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이 31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인근에서 한미일 차관 회의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6.1 [워싱턴 특파원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끝)
  7. 석촌호수서 펼쳐지는 패션쇼 석촌호수서 펼쳐지는 패션쇼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31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수변무대와 산책로에서 열린 서울패션로드 2024 at 석촌호수에서 모델들이 피날레를 장식하고 있다. 2024.5.31 jieunlee@yna.co.kr(끝)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