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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님,,군수노릇 참힘드네,,
  • 발행인/김용훈
  • 등록 2007-09-17 17: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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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며칠 앞둔 시골군수의 하룻일 이야기.

전북 ㅇ군, ㅇ군수의 하루는 이른 아침 다섯시에 눈을 떠 구입한지 10년이 되어가는 자신의 코란도 승용차를 직접몰아 관내 면면 촌촌을 누비는 것으로 시작된다,,

간편한 작업복 차림의 ㅇ군수는 한 부락이라야 7-8호에서 많으면 2-30호 로 구성된 마을을 번갈아 찾아서 일터로 향하는 부지런한 농민들을 상대로 농촌 살림살이에 얽힌 이야기들을 듣고 민심의 흐름을 파악한다,

그렇게 동네를 한바퀴 휘돌아 하루를 열고, 아침 9시, 군청 군수실에 도착한 군수는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난 뒤 다시 군청을 나선다

이제는 작업복 상의에 넥타이를 맨 차림으로 수행원은 대동하지 않았지만 군수 전용차량에 몸을 싫고 관내의 각종 공공시설 건설사업장을 돌아볼 참이다,
담당부서에 조차 행선지를 알리지 않았기에 어느 사업장이든 군수의 행차는 뜻밖일 수밖에 없다,
군수는 사업장의 이모저모를 둘러보고 사업계획서 대로 진척되는가를 살피는가하면 인부들을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선다,

물론 현장소장을 비롯한 사업장의 간부들을 만나는 일조차 없다,

말인 즉 군수가 찾아간다고 하면 괜스레 시간이나 낭비될 터 그럴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는 생각이지 싶다,

그렇게 관내를 계속 순방하면서도 들녂 에서 일하는 농부들의 모습을 발견할라 치면 군수 는 어김없이 차에서 내려 정중한 인사를 건네고 손 한번 흔들어 격려하고는 생수 한병 놓고 간다는데 그나마 일하는 사람들에게만 주는 군수의 특별 선물이라는 게다,

그렇게 오전 내내 지역을 순방하고 난 군수는 다시 청사로 들어와 특별한 경우가 아닌 한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점심을 들고 오후 2시까지는 군수실에 머문다는데 언제부턴가 점심을 들고 오후 2시까지 군수가 머무는 군수실에는 부재중 푯말이 걸려 있단다,

군수는 추석을 한달 여 앞둔 지난달 부터 그 시간을 통해 매일 같이 수십 통의 친필 편지를 쓴다는 것인데 내용인즉 지역 내 200여개의 기업체 사장들과 출향인사들 그리고 지역의 지도급 인사들에게 보내는 것으로 추석명절에 즈음해 이웃들과 주고받는 선물로 내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품을 이용해 달라는 부탁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군수 취임이후 처음 시작한 명절 전 시작한 친필 편지의 효과는 대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수로부터 인쇄물도 아닌 친필 편지를 받은 출향인사들이나 기업인들은 내고향 농산물을 이용해달라는 이러한 군수의 뜻에 공감해 내지역 농산물 팔아주기에 흔쾌히 동참했고 지난해 추석과 올 설날 두 번의 명절에만도 판로를 걱정하던 지역 내의 농산물은 없어서 못 팔정도로 판매 성과를 얻어냈고 이러다보니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에서 조차 덩달아 ㅇ군의 농산물은 명품의 반열에 올랐다는 이야기고 보면 그럴법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ㅇ군수는 관내 주민의 80%를 점하는 농민들 의 농업소득을 올리고 가면 갈수록 심화되는 탈농현상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청정농촌의 친환경농산물” 뿐이라고 생각하고 10여개의 읍면에 면별로 두 서너 개의 부락별 공동 퇴비장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시덥지 않게 생각하는 군청 직원들도 많았지만 매일같이 곳곳에 조성된 퇴비장에서는 높은 값으로 풀을 사들이는 바람에 농촌의 노인들 부녀자들까지 낫자루를 들고 논두렁 밭두렁, 하천 내의 잡풀까지 베어내 실어 날랐고 그바람에 마을 들은 일순 환경이 청정하게 바뀌기 시작했으며 땅심 을 죽이는 제초제의 사용량은 급감하게 돼 ㅇ군은 전국 시군 중에서 농약이 제일 안 팔리는 지역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조성된 퇴비장에서 만들어진 양질의 퇴비는 친환경농법으로 농산물을 재배하는 농민들에게 무상으로 공급하게 됐고 군수의 농촌 살리기의 취지를 이해한 농민들이 스스로 앞장서 농촌 들녂에 버려진 폐 비닐 등 쓰레기 까지 자발적으로 수거한끝에 ㅇ군은 얼마 전 정부로부터 최우수 농업환경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는 이야기다,

지역 행정수장의 착안 하나로 해서 전국에서 가장 농약이 안 팔리는 청정 농촌으로 자리매김한데 이어 청정한 내고향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에 동참한 출향인사들 과 지역내 기업들의 노력으로 상당한 농업소득을 올리게 된 지역의 농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성금을 모금해 서울등 관외로 유학하는 인재들을 위해 써달라고 기탁했고 그 액수가 무려 1억원에 달한다니,,, 필자가 사는 지역에 비추어 보면 먼나라의 이야기요 꿈속의 일로만 느껴진다,

ㅇ군에도 사시사철 갖가지 작고 큰 지역의 축제가 열리고 모임도 적지 않은 편인데 ㅇ군수는 취임이후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선언했고 축제를 준비하는 이들도 축제나 행사를 진행하면서 군수나 의회의원을 비롯한 지도급 인사들의 참석여부에는 신경 쓸 필요 없이 축제의 본래 취지에 걸 맞는 알뜰한 행사를 개최 하므로서 불필요한 낭비적 요인은 철저히 줄여나가고 있다고도 한다,

한때 필자가 정당에 몸담아 있던 시절 비서실의 막내로 남달리 정 스럽게 굴던 ㅇ군수를 만난건 지난 일요일 평소 친분이 두터운 전북지역의 노정객 한분이 ,세상을 떠 문상을 간 장례식장에서 였고 ,막걸리 잔을 앞에 놓고 “형님 하나두 안늙었네..하며 고추 하나를 고추장에 듬뿍 찍어 덥석 깨물며 말한다 ,형님 이거이 우리 특산품인데 농약하나도 안 친거요,,,, 한껏 자랑이다,,

족히 이십년만의 만남이니 할말이야 오죽 많았을 까마는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고
일어서려는데 “형님”잠깐만요 .하고 자신의 승용차로 가더니 고구마 두 박스를 필자의 차에 손수 싫어주며 다시 말한다, 형님 이건 굼벵이약도 안친 명품 고구마요...연거푸 자랑이다,
고구마 ..? 우리논산도 상월고구마 가 유명하지.... 군수가 말을 받았다, 아! 상월고구마 품질이 좋다는 소리 들었습니다,..
대통령을 지낸 스승의 가르침 “무리도 하지 말고 쉬지도 마라”는 한 구절을 좌우명삼아 성실했던
덕으로 결국은 큰 성취를 일구어낸 ㅇ군수,,,,군수자리가 얼마나 힘든건지,,, 나 이번만 하고 자신의 논밭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웃들과 벗하며 못다본 책들도 벗삼고 유유자적하며 군민들의 가슴속에 그리움으로 살아남는 군수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나이 쉰둘,,초로의 사내치고는 너무 어른스럽다[?]
ㅇ군수와 헤어져 고속도로에 접어들면서 필자의 뇌리 속엔 만가지 상념가운데 문득 조선조 선비 홍세태의 시한수가 떠올라 읊조려 본다

시비열래신권[是非閱來身倦]시비를 겪고나니 몸은 지쳤고
영욕견후심공[榮辱遣後心空]영욕을 겪고나서 마음을 비웠다,
페호무인청야[閉戶無人凊夜]사람없는 맑은밤 문을 닫고누으니
외청계상송풍[臥聽溪上松風]저계곡에서 들려오는 솔바람소리.

자신의 실명과 지역명을 드러내기를 바라지 않는 ㅇ군수의 요청으로 지역과 실명을 밝히지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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