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3년 모스크바 피차트노에젤라출판사에서 발간된 러시아 최초의 『노자 도덕경』(레닌 도서관 소장) 완역본을 국내 처음으로 번역·해설했다. 톨스토이가 참고한 왕필본과 대비시켜 독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노자의 무위 사상은 톨스토이의 ‘비폭력 무저항주의’에 큰 영향을 미친 만큼, 러시아 완역본 『노자 도덕경』에는 톨스토이의 숨결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고 하겠다.
동양인이 아니라 유럽인의 관점, 다시 말해서 타자의 시야에서 본 『노자 도덕경』은 좀 다른 면모를 갖는다. 더욱이 톨스토이는 자신의 비폭력 평화주의라는 관점에서 『노자 도덕경』의 본문과 달리 과감하게 윤문하거나 생략하기도 하였다.
『노자 도덕경』을 연구하는 입장에서 본다면, 이런 점들이 생소하거나 의아해할 대목이다. 그러나 다르게 보면, 이 점이 바로 톨스토이·고니시 공역의 러시아어판 『노자 도덕경』이 갖는 매력이거나 특징이기도 하다. 톨스토이는 번역을 통해서 그의 사상을 전개해 나가며 확인하고 있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