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시민들이 즐겨찾는 산책로로 사랑받는 반야산은 조선 초기 직제학을 지낸 배을보 선생이 세조의 왕위찬탈에 분개해 낙향, 취암동 관할구역인 수랑골을 세거지로 삼으면서 달성 배씨 문중의 집성촌이 됐고 해발 90미터의 야트막한 산 정상에 오르는 임야의 상당수가 달성배씨 문중의 사유림이다,
산을 휘돌아 내리는 끝자락에 국보 323호 은진미륵불을 모신 관촉사가 있는데다 산으로 오르는 주변 풍광이 제법 그럴듯한 운치를 자아내는데다 논산시에서 반야정과 음수대, 벤치등 편의시설과 각종 운동기구들을 설치하면서 부터는 아침 저녁으로 제법 많은 시민들이 산책길에 오른다,
시에서 정기적으로 화장실을 청소하고 파손된 운동기구들을 보수 하는 등 관리에 나서고 있으나 워낙 찾는 이들이 많다보니 산을 찾는 이들이 버리고 가는 생활 쓰레기들이 곳곳에 널려 있어 탐방객들의 각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보다 철저한 환경관리가 필요하다는 소리가 높아지는 시점에서 이른아침 매일같이 40대로 보이는 한 여성시민이 시민들이 오르내리는 산책로 주변을 훓어 여기저기 버려진 쓰레기들을 수거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언제부터인가 모르겠지만 단아한 체구의 이 여성시민은 산책로 입구에서 한손에 쓰레기 집게 다른 한손에 쓰레기 수거 봉투를 들고 주변을 샅샅이 살펴 쓰레기를 수거 하면서도 만나는 시민들 누구에게나 공손하게 먼저 인사를 건네곤 하는 모습을 보인다, 가볍게 목례하고 지나치면서 ' 왜 나는 저리 못하지?" 하는 작은 자책이 마음에 인다,
속물 기자의 근성에서 였을까? 제법 묵직해 보이는 쓰레기 더미를 수거함에 넣고 타고온 차에 오르려는 그녀에게 " 저기요 ?" 하고 말을 건넸다,
어디 봉사단체에 계신가요? " 아니요 " 배시시 웃으며 그녀가 말했다,
그럼 매일같이 하시는 쓰레기 줍기가 힘이 드실텐데요 " 하자 그녀가 말했다 ," 그냥요 "
부창동에 산다고 말한 그녀는 온동삼아 매일 반야산을 찾으면서 여기저기 널려 있는 누군가 무심코 버린 커피잔 , 과자봉지 , 심지어 먹다남아 그대로 널려있는 도시락 포장지 등을 보면서 그냥 두고 지나치기가 싫어서 이 일을 시작 했다고 했다,
적잖은 이웃들이 함께 이용하는 좋은 쉼터 반야산 ,,, 매일매일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그녀의 손에 들려진 쓰레기 봉투가 날로 가벼워 졌으면 좋겠다,
끝내 그녀가 아무것도 손에 쥐지않고 청신한 숲 소리에 기뻐하는 모습만 볼수 있다면 더 좋겠다, 괜스레 부끄러운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