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독서의 효용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좋은 책은 읽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특히 고전은 “사고의 보고”이다. 고전을 읽음으로써 우리는 일상에서 볼 수 없었던 인류 역사의 장대한 파노라마와 삶에 관한 풍부한 에피소드와 의미 깊은 사상을 접할 수 있는, 일종의 특권을 누리게 된다.
책을 읽는 목적은, 우선은 자신의 식견과 안목을 높이는 데 있고, 궁극적으로는 정신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쿨cool해지는 데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여기서 ‘쿨해진다’는 것은 냉정해진다기보다는 냉철해진다는 의미로, 세상을 등지는 게 아니라 세상과의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는 걸 뜻한다. 그렇다면 독서는 일종의 ‘구도 행위’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이처럼 저자는 구도 행위와도 같은 독서를 통해, 깊은 감명과 인상을 받은 12명 철학자들의 언어를 함축적으로 요약해 <독서의 위안>을 펴냈다.
독서를 통해서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이고 독서가 가져다주는 위안은 과연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해 T.S. 엘리엇의 표현을 빌려 답하고자 합니다. “언어는 우리에게 즐거움을 준다. 그것은 언어만이 줄 수 있는 즐거움이다”라고. 영상이나 그림 혹은 음악처럼 직접적이고 강렬하지는 않아도, 언어의 매력은, 그... 더보기독서를 통해서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이고 독서가 가져다주는 위안은 과연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해 T.S. 엘리엇의 표현을 빌려 답하고자 합니다. “언어는 우리에게 즐거움을 준다. 그것은 언어만이 줄 수 있는 즐거움이다”라고. 영상이나 그림 혹은 음악처럼 직접적이고 강렬하지는 않아도, 언어의 매력은, 그것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실재하는 가치임에 틀림없습니다. 언어는 사상思想을 담는 그릇이기도 합니다. 니체는 “가장 위대한 사상의 출현이야말로 가장 위대한 사건이다”라고 말했는데, ‘행위의 역사’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사유思惟의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사유의 역사가 곧 철학입니다. 이 글은 철학에 관한 글입니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데카르트, 스피노자, 칸트, 쇼펜하우어, 니체, 공자, 묵자, 노자, 맹자, 순자를 읽으면서 감명 받았던 진솔하고 인상적인 언어들을 함축적으로 요약해서 책으로 엮은 것입니다.
P. 7 소크라테스의 생은 비극을 대변한다. 우리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이상적인 인간형으로 생각했던 비극적 낙관론자(tragic optimist)의 전형을 가장 헬라스적인 인물이었던 소크라테스에게서 발견하게 된다. 비극을 인식하는 인간만이 비극에 대항하는 특권을 부여 받는다. 소크라테스는 비극을 비극으로 받아들이지만,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 더보기P. 7 소크라테스의 생은 비극을 대변한다. 우리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이상적인 인간형으로 생각했던 비극적 낙관론자(tragic optimist)의 전형을 가장 헬라스적인 인물이었던 소크라테스에게서 발견하게 된다. 비극을 인식하는 인간만이 비극에 대항하는 특권을 부여 받는다. 소크라테스는 비극을 비극으로 받아들이지만,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죽어가면서도 희망을 꿈꾼다. 접기
P. 33 책을 읽는 목적은, 우선은 자신의 식견識見과 안목을 높이는 데 있고, 궁극적으로는 정신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쿨cool해지는 데 있다. ‘쿨해진다’는 건 냉정해진다기보다는 냉철해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세상을 등지는 게 아니라 세상과의 충분한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는 걸 뜻한다. 그것은, T.S. 엘리엇이 말하는 비非개인성과 비非개성성... 더보기P. 33 책을 읽는 목적은, 우선은 자신의 식견識見과 안목을 높이는 데 있고, 궁극적으로는 정신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쿨cool해지는 데 있다. ‘쿨해진다’는 건 냉정해진다기보다는 냉철해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세상을 등지는 게 아니라 세상과의 충분한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는 걸 뜻한다. 그것은, T.S. 엘리엇이 말하는 비非개인성과 비非개성성을 성취하는 것이고,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아타락시아(마음의 평정)에 이르는 것이며, 보다 심오하게는 불교에서 말하는 니르바나(열반涅槃)에 도달하는 걸 의미하는 것으로, 이들 모두는 그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같은 목표를 향한 같은 도정道程에서 얻어지는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동일한 맥락에 속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독서는 일종의 구도求道 행위이다. 접기
P. 35 공자에 따르면, 나이는 세월이 주는 게 아니라 세상이 주는 것이다. 젊은이는 자기 자신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지만, 나이 먹은 사람은 세상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공자가 말하는 나이 삼십에 이립而立, 혹은 나이 사십에 불혹不惑 또한 세월이 아니라 세상이 주는 나이인 것이다.P. 35 공자에 따르면, 나이는 세월이 주는 게 아니라 세상이 주는 것이다. 젊은이는 자기 자신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지만, 나이 먹은 사람은 세상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바라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공자가 말하는 나이 삼십에 이립而立, 혹은 나이 사십에 불혹不惑 또한 세월이 아니라 세상이 주는 나이인 것이다.
P. 37 노자老子는 “정靜이 열熱을 이긴다”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노자가 한 말이 인간의 행위 자체를 부정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노자는 정승열靜勝熱이라 했지, 정승동靜勝動이라 하지 않았다. 노자에 따르면, 정靜이란 ‘근본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열熱이란 무엇인가? 근본에서 벗어나 ‘붕 뜬 상태에 있는 것’을 말한다.P. 37 노자老子는 “정靜이 열熱을 이긴다”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노자가 한 말이 인간의 행위 자체를 부정한다는 의미는 아니었다. 노자는 정승열靜勝熱이라 했지, 정승동靜勝動이라 하지 않았다. 노자에 따르면, 정靜이란 ‘근본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열熱이란 무엇인가? 근본에서 벗어나 ‘붕 뜬 상태에 있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