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생각이 큰 사람으로 키우는 도서관 개관을 환영하며
  • 편집국
  • 등록 2019-05-31 11:18:33
  • 수정 2019-05-31 11:20:58

기사수정
  • 전낙운 전 도의원 " 걸출한 인재배출의 산실 되기를 "

생각이 큰 사람으로 키우는 도서관 개관을 환영하며



어린 시절에는 왼 종일 놀아도 하루해가 짧았다. 학원이 있기를 했나!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있었나! 동네 고사길이 최고의 놀이터였다.


그러나 요즈음 학생들은 공부하는데 하루해가 짧다. 친구들과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측은할 정도로 공부에 매진한다. 우리가 어린 시절에는 도서관이 없었다. 지금은 도서관이 필요 없는 공부를 한다. 왜 그럴까?

작년도 서울대생 1인당 연평균 도서대출 량이 8.9권이었다. 독서가 일상화되지 않는 시각에서 보면 우리나라 최고 대학의 수준이 그런 정도인가 하고 고개를 끄덕이지만 막상 외국 대학과 비교하면 까마득하다.


90여개 부속도서관에 1890만권의 장서를 자랑하는 미국 하버드대는 47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였는데 학생 1인당 연평균 98권의 독서량을 자랑한다. 40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영국 옥스퍼드 대학은 100여개의 부속도서관이 있으며 학생 1인당 108권을 대출해간다. 서울대 9권이 초라하지 않은가?

더 큰 문제는 빌린 도서의 대부분이 교재(교과서)일 것이라고 졸업생은 말한다. 교수조차 “교과서를 빼면 1인당 1권이 될지 모르겠다.”라고 혹평을 한다. 도서관에서 빌려간 교재를 학기 내내 반납하지 않고 개인 교과서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흔하다. 도서관 연체료가 교재 구입비보다 싸기 때문이다.

그럼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고 공부하는 비법이 따로 있다는 말인가? 어떻게 이런 몹쓸 풍토병이 생겼다는 말인가! 선생님 강의로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주입식 교육에다 교과서 위주로 시험문제를 출제하고 학교성적인 내신성적으로 명문고를 거쳐 명문대학에 진학하기 때문에 도서관의 필요성을 모른다.


더구나 학교 성적을 잘 받기 위해 외울 것도 많고 학원을 찾아다니며 정답 맞추기식 도제교육도 시간이 부족한데 사치스럽게 도서관을 출입한다는 말인가? 그런 폼 나는 공부는 대학에 가서 하면 된다고 미뤄둔다.

그러나 대학이라고 별반 다를 게 없다. 해외파 교수라고 원서로 강의하거나 학생 스스로 연구하여 발표하는 학습을 진행하면서 토의식 교육을 하고 학점을 정확하게 준다면 “뭐~ 이런 교수가 있어!” 라고 입소문이 돌면서 다음 학기에는 수강신청조차 없고 이런 저런 비난과 비판을 감내해야 한다.

쉽게 가르치고 쉽게 출제하고 A학점을 30%가 아닌 70% 이상 많은 학생들에게 베풀어야 존경받는 선생님이 된다. 과연 이런 풍토에서 도서관 출입이 필요하겠는가? 이와 같이 외우기 공부에 익숙하고 학문을 학문답게 할 줄 모르기 때문에 노벨상은 우리에게 멀기만 하다.

더구나 대다수 대학에서 제자들 취업을 돕는다는 명분으로 70~80% 학생에게 A학점을 준다. 가히 학점 인플레이션 사태다. 학점을 후하게 줘야 취업에 불이익을 받지 않을 뿐더러 다음 학기에 자신의 과목을 수강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누이가 좋아야 매부도 좋다는 식으로 야합을 하면서 4차 산업의 선구자 되고 노벨상을 받기를 염원하지만 코메디가 따로 없다.

최근 교육부에서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교수들의 논문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102명의 교수가 160편의 논문을 작성하면서 미성년 자녀를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동료 교수와 지인들의 아들딸을 올린 경우도 389건 있었다고 발표되었다. 그중 서울대가 47건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명목상 저자로 올려놔야 취업이나 대학원진학, 해외유학에 유리하기 때문이란다. 자식을 물론 동료교수와 지인의 아들딸까지 명의를 올려주는 영업을 한 것이다. 교수들 간에 명의를 빌려주고 대신 올려주는 교차 등재도 하였다하니 이런 나라에 학문인들 성한 구석이 남았겠느냐? 구석구석이 곯고 썩은 것이다. 이런 곳을 왜 상아탑(?)이라 하는지 모르겠다.

조선시대에도 지능범은 글을 배운 양반 사대부들의 영역이었다. 상민이나 상놈은 “네 죄는 네놈이 알겠다!”라고 볼기를 치고 주리를 틀어 여죄를 추궁하면 “나랏님 살려주소서!” 하면서 이실직고를 하지 않던가? 그렇게 선비정신이 썩고 병 들어서 나라가 망한 것이다.

국가의 백년지계를 책임진 교육이 강하고 엄정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물론 사람 교육은 학교교육이 전부는 아니다! 그리고 학교 성적표가 인생 성적표이거나 한 인간의 모든 것을 평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성적표로 식별할 수 없는 인간의 특장을 발굴해서 장려해 줘야 한다. 그것이 가정교육이고 부모의 존재 의미다. 필자가 도서관 개관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구사회는 가정과 삶의 현장에서 자녀들과 많은 시간을 보낸다. 학교나 학원에만 맡겨놓지 않고 자녀들의 생각이나 의견을 경청해주고 공감하면서 생각이 큰 사람으로 키우기 위한 노력을 한다. 반면에 우리 부모들은 아이의 생각이 크지 못함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겉으로 들어난 키가 크지 않음을 걱정한다.

그러면서 학교에서 가르쳐주고 모자란 부분은 학원이 다 보충해주는 것으로 안다. 학교와 학원 성적이 좋으면 모든 것을 만족해하며 부모가 해야 할 더 큰 영역이 있음을 미처 깨우치지 못하고 아이는 성인이 되어 간다. 서구의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우리와 크게 다른 점이 그런 부분일 것이다. 필자도 세 자녀를 키웠지만 생각이 큰 아이로 키우기 위한 노력과 테크닉이 부족했음을 인정한다.

이런 의미에서 논산시민에게 5월 24일은 특별한 날이다. 시립도서관이 개관된 날이기도 하지만 생각이 큰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 디딤돌이 또 하나 놓여지기 때문이다. 아이의 생각을 키우기 위한 공간은 <남부평생학습관>에도 있다.

남부평생학습관은 1998년 부창동에 건립된 논산군 군립도서관을 2001년에 충남도 교육청에서 인수하여 도서관과 평생학습 기능을 유지해온 곳이다. 18년 만에 다시금 독자적인 시립도서관을 갖게 된 것이다. 일부 시민은 논산은 도서관이 없는 도시인줄 알고 지내왔다니 이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있나? 싶다.

필자에게 독서다운 독서는 10살 되던 국민학교 3학년 때로 기억한다. 매일 귀가하면 조선일보를 보시던 할아버지께 “이 글자는 뭐예요?”라고 한자를 여쭤가면서 사람 사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세상의 이치를 터득하기 시작하였다. 중학교 3학년 여름에는 나관중의 <삼국지>에 푹 빠져 “너는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했느냐!”라고 꾸중을 들으면서도 10권의 대하소설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도 삼국의 주인공들과 스토리가 파노라마처럼 떠오른다.

이 글 서두에서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을 혹독하게 집어본 것은 독서할 줄 모르는 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독서의 힘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 것인지조차 모르기 때문이다. 전국의 시·도와 시·군·구에 도서관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도서관 구색은 갖추었지만 제 구실을 못하고 무늬만 도서관으로 만족하기 때문이다. 기호유교문화의 본산인 우리 논산은 그렇지 말자.

어린이집으로부터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마치는 10여 년 동안 도서관이 몸에 배도록 하자. 논산의 젊은 아빠 엄마들이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고사리 손을 잡고 도서관으로 나들이하자. 도서관이란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배울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하자. 그리고 도서관을 오가며 그들의 말을 경청해주고 공감하고 칭찬 격려해주자.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고 하지 않던가!

먼 훗날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를 능가하는 걸출한 인물로 성장하여 나의 꿈은 논산의 <열린 도서관>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하도록 도와주자. 그러기 위해서 논산시와 도서관은 더 많은 투자와 고민을 해야 한다.
그리고 도서관 친화적인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를 만들어 생각이 큰 사람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는 돈암서원과 기호유교문화의 DNA가 있어서 우리 논산은 가능할 것이다!


전낙운 전 충남도의원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논산 취암 11통 공운 주변 덮친 살인적 악취..주범 공주서 들여온 비발효 축분? 연 사흘을 두고 코를 들수 없는  살인적 악취가 엄습한  논산 공설운동장  인근 취암  11통  일원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 주범은  공주지역에서  들여온  비발효  축분인 것으로  알려져  시민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논산시의회  서승...
  2. 인생 2막 논산일반산업단지 김명환 관리소장 종덕수복[種德收福]...빙긋 논산시  성동면 에 위치한  논산일반산업단지  김명환  [金明煥] 관라소장.  논산시청  사무관으로  봉직한뒤  40년 가까운  공직생활을 끝내고    멋스런  선비의  풍류를  즐기는가 싶더니    지난해  하반기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다시  공인 [?] 의  뜰...
  3. 오늘부터 신분증 없이 병원가면 ‘진료비 폭탄’20일부터 전국 요양기관서 시행 오늘부터 신분증 없이 병원가면 ‘진료비 폭탄’20일부터 병·의원에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진료를 받을 때는 신분증을 지참하거나 인증서 등을 통해 본인 확인을 해야 한다.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내용의 개정된 국민건강보험법이 20일부터 전국 요양기관에서 시행된다고 19일 밝혔다.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내원객들이 ...
  4. 佛紀2568年 논산 조계종 관촉사 봉축 법요식 , 혜광[慧光]주지 스님 " 온누리에 자비를 .." 불기  2568년 부처님 오신날인  5월 15일  오전 10시  국보  석조미륵보살 입상을  모신  논산 조계종  관촉사에서  부처님 오신날을  봉축하는  법요식이 거행됐다.  논산 지역의 대표적인  사찰인  관촉사의  봉축 법요식에는  백성현  논산시장  , 황명선  국회의원  ...
  5. 계룡시, 계룡경찰서 청사 건축허가 최종 승인 계룡시, 계룡경찰서 청사 건축허가 최종 승인- 부지면적 1만 2949㎡, 연면적 6385㎡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 경찰서 개서에 따라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정주여건 기대계룡시(시장 이응우)는 ‘계룡경찰서’ 신축을 위한 건축허가를 최종 승인했다고 밝혔다.계룡경찰서 신축 청사는 계룡시 금암동 9번지에 부지면적 1만 2949㎡, 연면적 638...
  6. 추돌사고로 불타는 승합차 추돌사고로 불타는 승합차 (서울=연합뉴스) 19일 오후 경부고속도로 상행선 청주휴게소 인근에서 발생한 추돌 사고로 카니발 승합차가 불타고 있다. 2024.5.19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photo@yna.co.kr(끝)
  7. 논산 채운면 삼거리 강경천서 고교생 A모군 [17] 익사 사고 발생 논산  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6시 무렵 논산시 강경읍과  채운면 삼거리  경계인  강경천에서 관내 고등학생  모 (17)군이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소방서는 이날 오후 5시 50분경 관내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ㅂ[17] 군과 B(17) 군 두사람이  장난으로 다리에서 뛰어내리는 중에  발생했던 것으로&...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