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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천당과 지옥을 오간 원성왕의 꿈이야기
  • 편집국
  • 등록 2019-01-20 15: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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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보다 해몽 ” 신라 원성왕  이야기

 어허, 이것이 대체 무슨 조짐이라는 말인가. 각간  김경신은  침상에서 일어나 앉아  침통한 기분으로 중얼거렸다. 희붐한  새벽녘이었다. 혼곤한  잠에서  꾼 꿈이  너무나 기이하고  놀라워  깨어난 것이다.


 때는 신라 37대  선덕왕  5년 봄이었다, 선덕왕은  선대  혜공왕이   정사에는 관심이 없고  놀이만  일삼고 음탕하여  각종 천재지변이  일어나자  그것을 기화로  이찬 지정이 반란을 일으켜  궁궐을 침범  임금을 살해했는데  당시 상대등  김양상은  이찬 김경신의 도움으로  군사를 일으켜 반란을 진압하고 주위의 추대를 받아  보위에 올랐다,


 선덕왕은 공신이며  동지인 김경신을 상대등에  승진시키고  대사령을 내리는 등  어지러워진 국정을 바로 잡으려 애썼지만 왕권에 대한 욕심도  없었고  몸도 허약했다,


그래서 그는  등극한지 4년도 안돼  그해 4월에  능력있는 사람에게  보위를  물려주는 문제를  조정의  공론에 붙였다,


 조정은 발칵 뒤집혔다,

왕족들 사이에서는  의론이 분분한 가운데  일단  양위의 부당함을  간하고 임금의 마음을 일단  바꾸기는 했지만  치기 왕위를  둘러싸고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급박한 상황에서  각간 지위에 있던 김경신은  임금과의 신뢰 관계는  지속되고 있지만  어설픈 행동이나  말이  어떤  화를  불러올지   전전긍긍하던 중   이상한 꿈을  꾼 것이다,


꿈속의 자신은  평소와 다른 모습이었다,귀인이 쓰는 모자인 복두대신에 흰  갓을 쓰고 있었고  가야금을 들고 있었으며  장소는 천관사 마당이 었다.


 뒤에서 여러  사람들의  아우성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그는 서둘러  절마당의 우물 속으로  첨벙 뛰어 들었다, 그리고는 깨어난 것이다.


 김경신은 그것이 자기의 신상에 일어날 변화의 예시임이 틀림없다고  생각 했다. 그렇지만 그 꿈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더욱 궁금하고 조바심이  났다.


 아침이 되자  감경신은  용하다고 알려진 점쟁이를  집으로 은밀히  불러들였다,
 점쟁이는 큰절을 하고 김경신에 물었다.


“ 대인께서는 무슨 일로 하찮은 소인을 찾으셨는지요?”“ 내가 지난 새벽에  기이한 꿈을 꾸었기에  그것이 무엇을 뜻하는가  하여 그대를 부른 것이다.”

“말씀해보시지요


 “ 그전에 단단히 일러두어야 겠다”  이 자리에서 들은 꿈 이야기는  밖에 나가서 절대 발설해서는 안 되느니라 .그 점을 언약한다면  복채를 두둑히 줄 것이며  만일 약속을 어기고   함부로 입을 놀렸다가는  붙들어다 경을 칠 것이다. 약속할 수 있겠느냐?


“ 남의 길흉을 점괘로 판단하고  그 바른길을  일러주는 것을 업으로  하는 놈이  어찌 함부로 입을 놀릴 수 있겠습니까?  염려 마십시오.


 점쟁이가 그렇게  약속을  하자  김경신은  자기가 꾼 꿈의 내용을 소상히  이야기 했다.
 그런데 잠자코 듣고 있던   점쟁이의 얼굴에  그늘이 끼었다.

 “ 왜 그러나 좋지 않은 꿈인가?


“ 차마 말씀 올리기가  곤란해서 그럽니다”

“ 길몽이든 흉몽이든  내용을 알려고 그대를 부른 것이니  개의치 말고  말하라  그대를 탓 할일이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면  송구하오나 말씀 올리겠습니다,
복두를 벗으신 것은  지위에서 물러날 조짐이 옵고  거문고를 탄 것은  칼을 쓰게 될 것이며  우물 속에 들어가신 것은 옥에 갇힐  징조입니다,


“ 아하 ” 김경신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거야  말로 파멸의  운수가 아닌가
“어떻게 하면  그  액운을 모면 할 수 있을 꼬?  남의 운수를  짚는 재주를 가졌다면  그것을 바로잡을  방법 또한 알지 않겠느냐?


“ 참으로 송구합니다, 약간의 액땜이라면  몰라도 이 경우는 사안이  워낙 중대하여  소인의 하찮은 재주로는  도리가 없을 뿐 아니라  섣부른 짓을 시도 했다가는  그 액운을   오히려 덧들일  우려가 있습니다,  이점 헤아려 주십시오  했다.


 혼자 남은 김경신은  머리를  골똘히 굴려보았다. 이 노릇을 어찌해야 하는가“ 그렇지만 점쟁이도 일러주지 못하는 타개책이  그의 머리에서  나올 리 없었다.

  생각 할수록  머리만  지끈거리고  가슴이 천근만근 무거웠다,

“ 나의 운수가 여기서 끝나야 하다니,, 

 참으로 암담하고 기막힌 노릇이었다.
김경신은  모든 일에 의욕을 잃고  자리에 드러누웠다,
그렇게  은거하며 조신하면 액운이  비켜갈지도 모른다는  지푸라기 같은  희망에  매달린 것이다,


  조정에서 나온 문병사도   거절하고  일체의 면회를 사절하면서   김경신의   근심은  커져만 갔다,


그러나 다른 사람은  다 김경신의   속임수에  넘어갔어도   역술에  밝고   직관력이 뛰어난   아찬 여삼은   김경신의 꾀병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


  어느날 여삼은 퇴궐하고   김경신의 집을 찾았다, 그리고 면회사절이라는   거절에도 불구하고   고집을 부려  김경신을 만났다.


“ 하하  그처럼 일부러 자리에 누워 있자니  얼마나  등이 배기겠소?  다른 사람은 속여도  이 사람의 눈은 속이지 못합니다, 그만 일어 나시지요 .  속 시원히  걱정을 털어 놓으시지요”


 “ 공은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게요? 자리를 털고 일어난  김경신은 그제서야   자기의  꿈 이야기를 하면서  파멸에 직면한  심적 고통을 털어 놓았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고 있던  여삼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김경신에게 큰절을 올렸다,

 뜻밖의 일을 당한 김경신은   깜짝놀라 외쳤다.
 아니 지금 무슨 짓을 하는게요?
그 꿈은 절대 흉몽이 아닙니다.

오히려 굉장한 길몽이올시다.
“길몽이라고 ?”
“ 그렇습니다.  만ㅇ리  공께서 훗날  존귀한 신분에  오르시게 될 때  저를 저버리지 않겠다고 약속 하신다면 꿈을 풀어 올리겠습니다,

“ 약속하리다 . 어서 설명해주시구려”

“주위의 사람을 물리쳐 주십시오 ”
그리하여 두 사람 만의 은밀한 자리가 되자  여삼은  비로소  말을 꺼냈다.


“ 복두를 벗은 것은  공의  위에는 더 이상 사람이 없다는 뜻이며  흰 갓을  쓰신 것은  옥관을 쓰게 된다는 징조입니다.  그리고 열 두줄 가야금은  대를 잇는 분이  12세손이라는  상징이며  천관정에 뛰어 들어간 것은   입궐하시게  된다는  징조입니다,

 이제 이해가 되십니까“


 꿈보다 해몽이 좋다는  말도 있지만  듣고 보니 과연 그럴 듯 했다.
 아니  그런 쪽으로  해석해주는  여삼이 고마 웠고  어쩔 수 없이 귀가 솔깃해졌다,

그러나 김경신의 가슴속에는 다시 그늘이 끼고 한숨을 쉬었다.


공의 말씀이 고맙지만  지금의 대왕께  유고가 있다한 들 그런 행운이  나한테 까지  돌아 올수 있을까요? 내 윗분도 계신데..


 그가 말한 윗분이란  상대등 김주원으로서 그는 조정의  재상일 뿐 아니라  내노라하는 왕족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왕이 세상을 뜨거나 양위를 한다 해도  그가  보위를 물려 받을 1순위였기  때문이다,


여삼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상식적으로 본다면 그렇지요 .하지만 방법이  있습니다, 제가 일러드리는 대로  하시면 복은 분명 공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 부디 가르쳐 주시오. 우리가  이렇게 속내를 털어놓은 이상  무엇을   숨기며  주저하겠소?
“ 아무도  모르게 북천의 신에게   제사를 올리십시오  그렇게 하시면  소원을  이루게  될 것 입니다,


785년 정월   원래부터 허약하던  선덕왕이  큰 병이 들었다,  백약이  무효였고  조정에서는  다음 왕위 계승자는 누구냐는데  이론이  분분했다

,

 이윽고 선덕왕이  임종을 앞두고  재위 5년 만에  눈을 감았다.


 조정 대산들은    정치적 비중으로  보나  혈통관계로나  상대등 김주원을   다음 보위에  옹립해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었다,  상대등 김주원을   왕으로  추대하는데  의견을 모은  이들이  김주원을  왕으로  모시기  위해  그의   집을 향했다,


그러나 역사의 큰 자리는   하늘이 점지하는 것인 모양이었다.


나라의 불행을  애도하듯   새벽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는   장대비로 변해  밤낮없이  내리고
 도성 북쪽 20여리 밖에  있는   김주원의    집과  도성의  중간에 잇는 알천이  크게 범람하자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 김주원 그도  세찬 비에  궁에  접근조차  못하고 집에  같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조정에서는 새로운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 했다, 임금의 자리는 하루라도 비워 둘 수 없는  법, 최선이  아니면 차선의  방책을  찾아야 한다는   소리들이  나오면서  지체로 보나 나라에 끼친 공으로 보나   김경신 공을  임금으로   모셔야   한다는데 의견이  집약되기에  이르렀고   상대등 김주원을 추대하자는  소리는  잦아들었다,


   조정 대산들의   임금  추대에  몆 번을 사양하다  마침내 왕의  자리에 오른 이가  38대  원성왕이다,


  마침내 옥관을 쓰고   용포를 입고  옥좌에  높이 올라 앉아  모든 대산들의  하례를  받으며 원성왕은  속으로 되뇌었다,


“ 그때   내가   점쟁이란 놈의 엉터리말을 그대로  믿고 스스로  목숨이라도  끊었더라면   어이 했을 꼬 ”  했다,  하루는  원성왕이   자신의  꿈에 대해  불운한  내용으로 풀이한데   반해  장차  존귀할 자리에  오를 것으로   해석한   아찬 여삼과  둘만이  마주한 자리에서    말했다,


 아찬은 정말   그  점쟁이의  꿈 해몽과는   정반대의 풀이를 내놓아    나를 절망에서  희망으로  이끌었소 , 어찌 된  일이요 “ 하고 묻자   아찬  여삼이  정색하며  말했다,


 그때  소신의  꿈풀이는   역학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다만   왕께서    평소  근검하고  나라를 위한 충심으로   열심히  일해오신 터에   점쟁이의 말 한마디에    자칫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는   분위기를 엿보았기에  무언가  희망을   줄 수 있는  이야기를   꾸며낸  것에  불과할 뿐입니다, 했다,


 꿈보다는 해몽이라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같은   현상을 두고도  얼마든지   희망과   절망으로  상반된 해석이 가능한   이 한 토막 이야기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을 것인가?


 굿모닝논산 대표  김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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