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횡령 및 직권남용 혐의…민간인 된 지 일주일 만
'피의자' 우병우 15시간 넘게 조사…"검찰에 있는 그대로 말했다"
횡령 및 직권남용 혐의…민간인 된 지 일주일 만
공직에서 물러난 지 일주일 만에 검찰에 소환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15시간 이상 조사를 받았다.
우병우·이석수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고검장)은 지난 6일 오전 10시께 우 전 수석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뒤 이날 오전 1시30분께 귀가시켰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우 전 수석은 "검찰에서 있는 그대로 충분히 다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정강의 자금 유용 의혹이나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은 채 준비된 차량을 타고 검찰청사를 빠져나갔다.
전날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한 우 전 수석은 취재진에게 "검찰에서 성실히 조사 받겠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본인에게 제기되는 각종 의혹과 최순실씨 연관 여부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았다.
가족회사 정강을 통한 횡령 혐의를 묻자 싸늘한 표정으로 기자를 노려보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 우 전 수석을 상대로 아들의 '꽃보직' 논란과 관련한 직권남용 혐의, 가족회사 정강을 통한 횡령 등 혐의를 집중 조사했다.
이날 조사에서 우 전 수석은 대체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강은 우 전 수석(지분율 20%), 우 전 수석의 아내(50%)와 자녀 세 명(각 10%) 등 우 전 수석 가족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임직원은 우 전 수석 아내 단 한 명뿐이다.
이 회사는 2014~2015년 차량 유지비로 1485만원을 사용했다. 차량 리스료 등이 들어가는 항목인 '지급 임차료' 지출도 2년간 7988만원이었다. 이 때문에 정강의 차량을 우 전 수석 등 가족이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강은 우 전 수석 처가가 소유한 기흥컨트리클럽 골프장의 지주회사인 에스디엔제이홀딩스와 같은 전화번호·팩스번호를 사용하는데 이 회사의 같은 기간 통신비 지출은 5만6000원에 불과했다. 정강은 접대비로도 1907만원을 썼다.
이와 관련 특별수사팀은 지난달 31일 우 전 수석의 아내 이모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4시간에 걸쳐 조사했다. 지난 3일엔 우 전 수석의 장모를 소환해 조사했다.
또 우 전 수석은 아들이 지난해 7월 정부서울청사 경비대에서 소위 꽃보직으로 통하는 서울경찰청 운전병으로 전출된 것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당시 경비부장이었던 서울경찰청 이상철 차장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아들에 대한 소환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우 전 수석은 이외에 처가의 강남역 땅을 넥슨이 매입하는 데 관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해당 부동산 매매에 대해서는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있다.
우 전 수석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지난 30일 사표가 수리돼 자리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