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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天下]라는 넓은 거처에 살며[天下之廣居]
  • 뉴스관리자
  • 등록 2015-03-30 18:08:57
  • 수정 2015-03-31 10:3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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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예순하고도 셋...우여곡절 천신만고의  한 삶이다. 마치  한 이 삽십 년은  그냥  도둑맞은 느낌이다.

어느 누구든   자신이 살아온  지나온 한 세월을  이야기  하라면  장편소설 한권은 족히  됐음 직 하다고 말들 한다.
 필자가 살아온  한 세상을  더듬어 봐도   언제 이 나이를 먹었누,,  싶을 만큼  간난신고의   시간들로 점철돼 있다.  두 어 번의  감옥살이에   정치적 낭인 생활로 전 반생을   숨가쁘게  살아오면서  뒤집어 쓴   세상의 먼지가  제법  두툼함을 느낀다.
   멀리서 가까이서   지켜본  이들이라면  가까이 하기엔   좀 꺼려하는  분위기가 스스로 읽히기도 한다.

  돌아보면  재미와 의미가  함께  섞인 시간들도 더러는  있었지 싶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재야[在野]시절  가까이서  수발들던 날들. 내 노라 하는  나라의 원로들로부터   귀염 받던   축복 받은 청춘이 있었고,  독재정권의  주구들로부터  혹형에  시달리던  음울한   시간도   싫다고   내 삶에서 떼 낼 수 없는  기억의 한 단편으로 남는다.

"독재정치가 밉다" " 민주주의를  회복하자! " 는  나라의  민주화를   열망하는  구호 한마디에  감옥의 차디찬 독방에  던져 졌을 때  물 밀 듯  엄습해오는  외로움이  싫고  형언 못할 공포가   견디기 어려워   책들을 가까이 하는  버릇이  들었고, 무기력해지는  몸을 일깨우기 위해  '나홀로 운동"에  매달리던 시간들은   지독한  감옥의 독방  경험이  안겨준  귀중한  선물이다.

비교적  무욕[無慾]한  삶을  살아온 것도.  낙천적인  기질도  어찌보면  절체절명의  시간들을   경험한  때문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든다.

 오래전   언젠가  어느 절집의  연로한  스님 하고  차 한 잔을   하며  이야기를 섞던날   " 당신의 바람이 무엇인가요? " 라고 묻는 물음에  " 그저 책 한권 볼 수 있는  여유"를  내 인생의  소망이라고   답했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그때 말했던  내 소망은  그 큰 소망은  대체로  이루어 진 것 같기도 하다. 남 줄 것이야 왜  없겠는가만  두 아들들이  제법  제 할 일을 찾아   바지런한 모습들을 보이고 있고,  아내와    둘이 그럭저럭   한날 ,한날  할 일을 찾아  무료함을 달래니  무어 더 바랄 나위  있을까 하는 생각이다.

  아침저녁으로  언제 어디서든   틈만 나면   책 질이다.    누구를  만날 일이  있어도   손에 책이  쥐어진 모습 이라는 게  때로  어떻게 비쳐질까  하기도 하지만  지금은 전혀 개의치 않는   습관으로  몸에 배었다.

 얼마 전  참 오랜만에 다시 펼쳐든   맹자의  가르침을 담은  " 孟子' ,예전에는  그저  눈으로만 보고 책장을 넘기던 것을  이제   책 위에  그 가르침의 내용들을  음미하며   베껴 쓰기 시작했다.

  그러기를   일년여 .. 언제  어디서든  나도 몰래   저 깊은  내안에서   한 구절씩 터져 나오는   말씀들 때문에  때론  움찔 놀라기도 한다.

 그 놀람은  내가 처한  현실적 삶의  곤고함을   극복하는데  활력소가  되고도 남는다,  참기 어려운  분기[憤氣]를 다스리는데도  적잖은  효과가  있음을 느낀다.

 아마 먼 훗날  내 아들의  아들  .그 아들들이   지저분하니   책에  그림 그리듯 써 내려간   내용들을  볼품없다  여기지 않았으면 해서  정성들여  쓰고 또 쓰니,  더러는   막힘없이  터져 나오는  구절들이  있음이리라.

 이른 아침에   인근 반야산에  오를 때나  아침 출근길 걸어서든 자전거를  타고  나서든..  어김없이  주문처럼  입가에 담는   孟子의 한 구절은  내 삶에  놀랄 만큼의 호기[浩氣]를   불어 넣어준다,

 거  천하지광거 [居 天下之廣居]천하라는   넓은  거처에 살며 
입  천하지 정위[立 天下之正位] 천하의 올바른 위치에 서서 
 행 천하지대도 [行 天下之大道] 천하의  위대한 도를  실천하되
득지여민유지 [得志與民 由之]뜻을 이루면 백성들과 더불어  위대한 도를 따라 일하고 
부득지 독행기도 [不得志 獨行其道] 뜻을 얻지 못했을땐  홀로 올바른 도를  행한다,
부귀불능음 [富貴不能淫]부하고 귀한 지위도  그의 뜻을 어지럽게 하지못하고 
 빈천불능이[貧賤不能移]가난하고 천한  현실인들 그의 뜻을 바꾸지 못하며 
위무불능굴[威武不能屈] 위압과 무력으로도  그를  어쩌지 못하니 
 차지위  대장부 [ 此之謂  大丈夫] 이를 바로 대장부라 하오

 웅얼웅얼  속으로 읊조리는 것만으로도   속이 뻥 뚤리는   것을 느낀다.  " 대장부의 올바른 도" 라는  이 말씀은  맹자[孟子] 께서 같은 시대, 종횡가의 한사람인  경춘 [景春]이라는  이에게   주신 말씀으로   오늘을 사는  많은 이들이  암송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굿모닝 논산 대표  김용훈 



먼 훗날  내아들의  아들들이   이 할아비의  체취를  느낄 수 있을까?  그건   그때의 일이고   우선 당장의   공부법으로는  책을 아끼지 않고 그위에  써내려 가는것이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글씨를 그리는 수준이라  볼것 없지만서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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