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장하 회장 매주 월목요일, 푸짐한 점심 곁들인 정기모임
대한노인회 논산시지회 상월면 분회 이장하 회장 [79]. 내년이면 세수 팔십인 이장하 회장을 보고 사람들은 서슴없이 청년회장이라고 부른다, 세상의 연륜과는 상관없는 젊은 청춘 같은 동안이며 활기찬 행보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괜스레 신명을 안겨주는 사람이라고들 한다.
매사에 긍정적이고 소탈한 성품 . 오지랖 넒은 배려의 몸짓들 때문인지 그가 가는곳엔 언제나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몆년전 상월면을 이끌어가는 지역 원로들이 추대해 노인회장에 취임한 이후의 행적들도 볼만하다. 이장하 회장은 '나이든체 어른인체 웅크려들지 말라고 주변인들에게 권고한다, 자꾸 나이를 의식해 점잖은체 어른행세를 하려들다보면 마음도 몸도 굳어지게 마련 ,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자꾸 사람들 사이를 파고들라는 주문도 곁들인다.
상월면 노인회 분회는 언제부턴가 매주 월 ,목요일이면 방 서너개의 분회 사무실이 상월면 곳곳에서 모여드는 남 여 어르신들로 북적거린다. 이장하 회장이 주선해 제공하는 푸짐한 점심상이 어르신들의 발길을 불러모으는 것 같지만 , 점심시간이 되기도 전에 두어시간 전부터 면 주민자치위 프로그램 강사가 빚어내는 건강체조 율동을 따라하는 재미 또한 크나큰 매력 포인트다.
물론 소요되는 비용의 상당부분을 자자체에서 지원을 받고는 있으나 입소문을 타고 모여드는어르신들이 넘쳐나면서 부터는 들어가는 비용의 상당 부분은 이장하 회장의 몫이다.
그래도 불평 한마디 할줄 모른다, 제법 재력깨나 있다는 지인들에게 손을 내밀줄도 모른다. 그저 형편대로 하는 것이 제일 마음 편하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이장하 회장의 행보가 그토록 유유자적하고 호호탕탕 한지도 모르겠다.
따뜻한 봄 햇살이 내려쬐는 3월 9일 점심때도 그랬다. 누구든지 오는 사람 잇으면 막는 사람 없는 상월면 노인회관, 오전 10시가 막 지나자 남여 어르신들이 모여들기 시작 했고 벌써 할머니들이 모인방에서는 경쾌한 음악에 맞춘 레크레이션 강사의 율동에 따라 할머니들의 몸에 젊은 기운이 피어오르기 사작 했고 또다른 방에서는 할아버지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이야기 꽃을 피운다.
마침 선거를 이틀 앞둔 조합장 후보들이 이방저방 건너다니며 넙죽 넙죽 절을 한다, 이를 바라보는 눈길들이 깊고 그윽하다. 열심히 하라며 격려하는 덕담들도 풍성하다. 거의 12시가 되자 준비한 음식들이 어르신들 앞에 차려진 상으로 날라진다. 떡이 눈에 띄고 막 따온 딸기가 상큼한 모양새로 먹음직 스럽다. 막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돼지머리고기에 걸죽한 사골국물에 끓여낸 떡국 들이 놓여진다.
이방 저방을 다니며 반주로 권하는 소주잔을 기울이는 어르신들의 얼굴엔 포만감이 꽤나 만족스럽게 퍼져나가는 모습이다. 이장화 회장은 할 수만 있다면 매일 이러고 싶은데 .. 사정이 여의하지 못하다는 푸념이시다. 말인 즉 시골마을 마다 홀로시나는 어르신들이 많은데 홀로 사는 이들치고 하루 세끼니 다 찾아먹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이고 하루에 제대로 된 밥한그릇 먹기가 어려운 시골살이 ..무언가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했다.
이장하 회장은 사람사는 세상에서 배고픈것보다 보다 더한 설움이 없고 추운데 한줌 칼바람을 막아줄 옷한벌 없는 아픔보다 더한 고통이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아무리 세상살이가 고달프고 힘들어도 오늘을 사는 젊은이들이 네부모 내부모 가리지 않고 어르신들을 섬겨 돌보는 정성이 크게 요구된다고도 했다.
그는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삶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이제 껏 해온대로 이웃들과 함께 울고 함께 우는 이길을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지역에서 영재를 육성하는 지산장학회를 이끌고 알게 모르게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들에게 양지 한자락 햇살 한웅큼 안겨주는 삶을 살아온 이장하 회장 . 그런 그의 오지랖넓은 행적은 얼마전 자랑스러운 모범 충남인 상을 수상케 하기도 했다.
우리 시골마을 삶의 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다. 많은 어르신들이 외로움에 눈물흘린다, 허기진 하루를 긴 한숨으로 감춘다. 비록 일주일에 두번 월요일과 목요일 두번에 행해지는 점심모임이지만 그것만으로도 어르신들의 얼굴에 생기가 도는 것이 느껴진다. 정부와 지자체가 홀로사는 어르신들이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위해 갖가지 지원 정책을 펼치고는 있으나 더 세심한 배려의 손길이 필요함을 느낀다.
또 그와 함께 오늘을 사는 이땅의 모든 젊은이들이 더욱 더 세삼하게 주변의 어르신들의 그 소박한 하루 제대로 된 밥한그릇 먹고 싶다는 말하자면 지극히 인간다운 그 바람을 보듬어 안는 우리 논산이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노인회관을 돌아나서는데 " 한그릇 더 먹고가지.." 라며 배웅하는 이장하 회장의 그 환하게 웃는 얼굴에서 친진하고 순진무구한 사람의 정이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