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조 정조와 순조때 사람 임연당 이양연[李亮淵/1771-1853]이 지은 시 야설[野雪]이 있다.
눈을 뚫고 들판길을 걸어 가노니[천설야중거 /穿雪野中去]
어지럽게 함부로 걷지를 말자 [불수호란행/不須胡亂行]
오늘 내가 밟고 간 이 발자국이[금조아행적 /今朝我行跡]
뒷사람이 밟고 갈 길이 될 테니[수작후인정/遂作後人程]
김구 선생의 애송시로도 많이 알려진 이 시[詩]는 흔히 서산대사의 작품으로 잘못 알려져 논란이 있지만
정작 서산대사의 문집인 청허집[淸虛集]에는 실려 있지도 않은데다 이양연 선생의 시집인 임연당 별집에 수록돼 있으며 구한말의 잡지 "대한협회회보 제2호 [1908]와 대동시선[大同詩選]에도 이양연의 작품으로 올라있어 이양연 선생의 작품이라는데 틀림이 없다.
게다가 짧은 시에 촌철살인의 시상을 멋지게 펼쳐내고 따뜻한 인간미와 깊은 사유를 잘 담아내는 이양연의 전형적 시풍을 잘 보여준다고 한시[漢詩]전문가인 안대회 선생은 주장하고 있다.
안대회 선생은 시에 대한 평에서 " 어느 날 눈길을 헤치고 들판길을 걸어가면서 자신의 행로가 지니는 의미를 반추해본다, 누가 보지 않아도 똑바로 걷자, 혹시라도 내 행로가 뒤에 올 누군가의 행로를 비틀거리게 할지도 모른다.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똑바로 살자 ,내 인생이 다른 인생의 거울이 될 수도 있다 아마 이런 뜻의 잠언이라고 의미를 부여 하고 있다. 순백의 설원에 서면 맑은 영혼으로 인생의 의미를 생각나게 하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