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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여신’ 기상캐스터 3인의 맑은 이야기
  • 뉴스관리자
  • 등록 2014-09-11 11: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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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우리가 가장 먼저 챙기는 것 중 하나, 바로 날씨다. 날씨에 따라 그날의 패션도, 하루 일과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명절 즈음에는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높아진다. 하여 기상캐스터의 하루도 덩달아 바빠진다. 시시각각 변덕을 부리는 예보는 물론 귀성객들이 편안하게 움직일 수 있도록 날씨와 관련된 각종 정보까지도 전달해야 하기 때문.

“명절은 민족 대이동의 기간이잖아요. 그래서 평소 때 하는 일반 날씨 예보에 하늘길이나 바닷길 정보를 좀 더 상세하게 추가해요. 육상뿐 아니라 항공과 해상을 통해 고향에 가는 분들도 많으니까요.
또 단순히 날씨 정보만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시간 이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날씨와 연계한 건강 관련 정보도 곁들이죠. 그리고 명절이 되면 한복 차림으로 예보를 해요. 기상캐스터는 의상으로도 날씨를 전하잖아요. 아마 뉴스에서 유일하게 명절 분위기를 말해 주는 사람일걸요.”

대본 없는 2분의 예술

오수진(KBS) 기상캐스터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명절에 일하는 게 오히려 즐겁단다. 뉴스 말미에 길어야 2분, 평균 90초 정도 방송되는 날씨 예보. 그러나 그 짧은 시간을 위해 기상캐스터들 이 준비하는 시간은 상상을 초월한다.

“저는 아침 방송이기 때문에 새벽 3시에 출근합니다. 가장 먼저 전날 기상 방송을 모니터링하죠. 그 다음에 기상청 등 관련 기관에 전화해서 지금 현재의 기상정보를 확인한 다음에 우선 1차 가원고를 작성합니다. 아침 시간은 시간별로 날씨 변화가 심해서 일단 데스크 보고용 큰 줄기만 잡아두는 거죠. 4시부터는 정확한 기상 예보를 다시 확인한 후 방송에 나갈 본 원고를 작성해 생방송 준비를 합니다.

아침 시간에는 방송할 인원이 부족하다 보니 날씨예보가 수시로 나가는데, 그때마다 변화된 뉴스 상황이나 날씨에 따라 원고를 수정해요. 완성된 원고에 어울리는 그래픽 작업도 기상캐스터의 몫이죠. 날씨 변동이 심해 뭔가 설득력 있는 진단이 필요할 때는 미리 전문가 의견도 따놓죠. 그렇게 준비해서 10분 전에 생방송 스튜디오로 들어가는데, 그때까지 몇 시간 동안은 한마디로 전쟁입니다.”

듣는 것만으로도 숨 가쁜 일정. 이게 생방송의 묘미일까? 오수진 캐스터의 말에 역시 아침 방송을 맡은 이현승(MBC) 캐스터가 수긍한다는 듯 격하게 고개를 끄덕인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인지상정일 터.

아침 방송을 맡으면 늦어도 밤 아홉 시에는 잠자리에 들어야 한다. 그래야 아침 일찍 날씨를 기다리는 많은 시청자에게 정확한 날씨 정보와 함께 ‘밝은’ 기운을 건넬 수 있다. 기상캐스터는 단순히 날씨만 전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못내 아쉬운 점도 있다. 아침 방송 특성상 그 날 전달할 중요한 뉴스가 많으면 불가피하게 날씨 정보가 빠지기도 한다. 세 시간을 공들여 준비해 겨우 30초만 방송될 때도 있다. 반면 오수진 캐스터와 달리 저녁 방송을 맡고 있는 오하영(SBS) 기상캐스터는 늦은 오후부터 바빠진다. 특히 퇴근 즈음이 절정.

화려함 뒤에 숨은 성실함

“같은 시간인데도 서울 다르고 경기 다르고, 요즈음 지역마다 날씨가 달라요. 국지성 소나기도 많고요. 그래서 퇴근 전후로 날씨를 묻는 분들이 많은데, 정확한 정보를 드리기가 종종 난감할 때가 있어요. 그것 때문에 본의 아니게 기상청을 괴롭히기도 하고요. 기상청 홈페이지에는 동네예보가 있는데, 방송에서도 향후 지역별로 세분화한 날씨 정보를 전하는 시스템이 도입되어야 할 것 같아요.”

항상 밝은 표정과 잘 꾸며진 모습으로 짧은 시간 방송에 나오기 때문에 혹자는 기상캐스터라는 직업을 화려하게 보기도 한다. 한데, 모든 일이 그러하듯 보이는게 전부는 아니다.

2분여를 위해 수시간을 발로 뛰고, 자료를 분석하고 원고 작성부터 방송이 나오기까지 모든 부분을 혼자서 감당해야 한다. 반면 기상캐스터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편이다.

“정보 전달은 친밀해야겠지만, 그 정보는 정확해야 합니다. 때문에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다양한 기상현상은 물론 경제·속담 등 분야에 상관없이 꾸준히 체크하고 공부합니다.

그래서 오하영(SBS) 기상캐스터는 성실함을 최고의 덕목으로 꼽는다. 이현승 캐스터는 여기에 날씨에 대한 애정을 더한다. 1분을 위해 날씨를 분석하고 항상 사람들의 옷·풍경·계절의 변화에 주목하는 것. 그러한 세심한 관심이 쌓여 커리어가 되기 때문이다. 오수진 캐스터는 호감을 꼽는다.

“전달자 입장에서 눈짓·손짓 하나에 많은 사람이 고개를 끄덕입니다. 외모가 아닌 신뢰와 호감을
줄 수 있는 인상과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기상캐스터의 덕목으로 각기 다른 걸 꼽았지만, 세가지를 합치니 그녀들이 바라고 실천하는 기상캐스터의 모습이 그려졌다. 그걸 알고 걸어가기에, 그녀들의 하루는 오늘도 ‘맑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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