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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혁 양촌면장 기고문..양촌愛 끌리는 멋진여행
  • 뉴스관리자
  • 등록 2013-07-26 16: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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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빛 물든 그리움, 정이 물처럼 흐르는 햇빛촌
 
장맛비로 불어난 양촌천의 물이 넘실거리며 내 마음을 울렁이게 합니다

가방을 벗어 던지기 무섭게 달려가 물장구치고 밤이 깊은 줄도 모르고 다슬기잡기 시합을 하며 놀던, 꿈을 키우고 추억을 쌓던 내 고향 양촌

2013년 2월 7일
이웃집 형님, 돌아가신 아버지의 친구분, 옆집 옷가게 아주머니, 고개만 돌리면, 한 발짝 나서기만 하면, 아직도 내 이름을 부르시며 귀여워 해주시는 어르신들 앞에 서서 내 고향 양촌면을 이끌고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과 과분한 사랑의 짐을 어깨에 메고 면장실에 들어서자 꽃향기가 그득했습니다.

동네 한 어르신께서, 아들 같았던 녀석이 면장으로 온다는 소식을 듣고, 지나던 길에 놓고 갔다는 소담한 꽃바구니는 무거웠던 어깨의 짐을 꽃향기로 날려 주었고 내 얼굴도 환하게 바꾸어주며 어서 오라고 반겨주었습니다.

공직생활 25년 만에 처음으로 면에 근무하게 된 저는 면민들의 어려운 부분과 불편한 점을 찾아서 해결해 주는 것이 최우선업무이며 면행정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며, ‘易地思之면 못 풀 민원이 없다’는 기치로 지난 6개월을 숨 가쁘게 달려왔습니다.

42개 마을과 지역단체를 찾아다니며 인사드리고, 구석 구석 살피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면민들의 생활현장을 찾아가 얼굴 맞대며 대화하고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는 소통을 통해 면민에게 신뢰를 얻고, 향후 면정운영의 틀과 방향을 잡는 소중한 시기였습니다.

지난 6개월은 25년간 만났을 주민 보다 더 많은 면민을 만났으며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주말, 휴일도 없이 이 마을 저 마을 인사 다니고 이 단체 저 단체를 돌며 살피느라 정작 저의 가족들과 직원들의 얼굴은 제대로 바라보지도 못한 짧지만 긴 하루하루 참으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 양촌의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대되는, 양촌하이패스전용 나들목 24시간 개방과, 금년 9월에 개장하게 될 「양촌 자연휴양림」
▷ 5월 25일, 6,300여명 양촌면민의 역량과 의지를 결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2013 양촌면 주민화합한마당」행사,
▷ 더불어 사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직원들이 직접 모은 돈으로 「면민사랑실천의 날」을 정해 어려운 이웃을 돕기도 하고,
▷ 직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어「감빛 물든 그리움, 정이 물처럼 흐르는 햇빛촌」이라는 양촌면을 상징하는 예쁜 표어도 만들고,
▷ 그간 고생 많았던 직원들과 함께했던 무주에서의 워크숍도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얼마전 양촌이 고향이라는 나이가 지긋하신 한 어르신이 수년간 천 원씩 모은 돈 30만원과 어려울 때 도움을 받았던 3만원을 양촌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면장실을 찾아왔습니다.

그 어르신을 보며 제 자신이 한없이 부끄러워지기도 하고, 각박하지 만은 않은 이 세상이 있음에, 따뜻하기만 한 이곳에 숨쉬고 있음에 감사하며, 이분들을 위해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불끈 다졌습니다.

지난 6개월은 갓 시집온 새댁이 시댁의 가풍을 살피듯 면정을 살피고 탐색하는 기간이었다면, 이제부터는 제꿈과 비전 그리고 부임하며 계획했던 일들을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당연히 제 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제가 바라는 양촌은 공무원과 면민들이 한마음이 되어야만 가능한 ‘희망의 바람’입니다.

고향을 위해 봉사하고, 고향의 새로운 발전과 변화를 일구겠다는 제 의지가 면민들에게 받아들여져 면민들이 한마음이 될 수 있다면 잔잔히 일고 있는 양촌면의 변화의 바람은 세차고 강한 바람이 아닌, 신선하고 활기찬 바람을 일으키며 변화할 것입니다.

면민과의 소통의 폭을 넓히고 발로 뛰어 찾아가겠습니다.
면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현장을 찾아 대화하며 작은 소리까지 세심히 살펴 면민과 함께하는, 면민이 감동받는, 책임행정과 신뢰행정을 펼치겠습니다.

날로 발전하고 변화하는 도시와는 달리 정체되어 있는 듯하고 퇴보하는 듯한 시골인 우리 양촌면은 하룻밤 이틀 밤 지나면 쑥쑥 자라나는 푸르른 상추, 머위, 곰취처럼 하나 둘 발전해 가고 있습니다.

또, 탱탱했던 감이 추위와 바람을 견뎌 쭈글쭈글한 곶감으로 변해 더 달고 영양가 많은 명품곶감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렇게 우리 양촌도 조금씩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살아 움직이는 농촌으로 가치와 명성을 높이리라 기대해 봅니다.

어제의 걷던 그 길과 오늘 걷는 그 길은 같은 길이지만, 정신없이 걷기만 한 어제와 달리 보이지 않던 꽃과 나무가 잠시 길가 언덕에 걸터앉은 오늘을 반갑게 맞아줍니다. 그리고 먼 산과 높은 하늘이 날 바라보는 듯합니다.

지난 6월을 떠올려봅니다.
어디쯤 와 있을까?
앞만 보고 정신없이 걷던 어제가 아닌 꽃도 바라보며 웃어주고 바람과 함께 쉬고 바람의 아픔도 같이 느끼며, 지금까지 왔던 길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감사하며 올바른 길을 가겠습니다.
길은 말없이 나를 받아주고, 상처 난 몸과 마음을 치유해줍니다.

양촌면장으로의 6개월은 새로운 길을 걷는 멋진 여행이었습니다.
앞으로도 도전과 미지로의 여행은 계속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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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 1개의 댓글이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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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07-26 16:49:06

    아름다운 땅이 주신 육신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은 영혼도 아름답군요.<br>아름다운 땅에 사는 사람들 마음 또한 아름다워서 제 공직기간중의 3년을 정말 행복하고 보람있게 만들어 주셨답니다.<br>그래서 일이 풀리지 않거나 답답한 일상이 이어질 때.<br>양촌을 한번 다녀와야 후련해 지는 양촌 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br>모두다 행복하세요.  아름다운 양촌.  양촌 사람들.  양촌 면장님.<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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