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친일파 작곡 "희망의 나라로 "선정 정신대 문제 등 역사의식 결여 사회 분위기 파악 못해
충청일보는 26일자에 논산시가 새해 첫날 반야산 정상에서 임진년을 여는 해맞이 행사를 추진중인 가운데 친일파가 작곡한 가곡 '희망의 나라로'를 축하곡으로 선정,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회가 지난 6월 친일파들의 무덤을 현충원에서 강제로 파내겠다며 관련 법안을 제출한 상태이고, 일제강점기 36년의 아픔을 지우지 못한 정신대 할머니들의 울부짖음이 전 국민의 가슴을 헤집고 있는 상황에서, 새해 아침을 친일파의 노래로 열겠다는 것은 '얼빠진 행정부'라는 비판을 자초한다는 지적이다.
시에 따르면 내년 1월1일 오전 7시 반야산 해맞이 행사에서 친일파 현제명이 1931년 작사·작곡한 '배를 저어가자 험한 바다물결 건너 저편 언덕에'로 시작하는 노래가 시립합창단 20여명에 의해 축하곡으로 불려질 예정이다.
그러나 이 노래를 만든 현제명은 1949년 반민족특위가 이완용 등 을사오적을 비롯, 친일 반민족행위자로 규정한 692명 가운데 한사람이고 2002년 2월 헌정 사상 처음으로 일제잔재 청산을 위한 민족정기를 세우는 국회의원모임(회장 김희선)이 발표한 친일 반민족행위자 708명에도 버젓이 포함된 인물이다.
1930년대 후반 중일사변을 시작으로 일제가 식민지 조선을 전쟁에 총동원하던 암흑시기에 친일 전향자 단체 대동민우회에 가입, 전쟁 협력 강요를 위한 내선일체(일본과 조선은 한 몸이라는 뜻)의 취지에 동조한다는 성명까지 앞장서 발표한 인물이다.
이런 역사의 증거 앞에서 일제를 찬양하기 위해 반민족 음악가들이 만든 노래가 일각에서 불려지는 것을 계도해도 부족할 시가 오히려 친일파의 노래를 축하곡으로 선정한 것은 낮은 역사인식 수준을 단적으로 드러낸 격이다.
이에 대해 행사 추진관계자는 "'희망의 나라로'라는 가곡이 전국적인 행사 등에서 빠지지 않았던 노래여서 문제 의식을 갖지 않았지만, 각계의 지적이 있는 만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충청일보 유장희기자의 보도기사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