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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제" 나는 왜 제3 정치세력 통합에 합류하는가"
  • 뉴스관리자
  • 등록 2011-09-10 06: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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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양당구도로 운영되고 있다. 다른 원내정당들의 존재를 가볍게 생각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정치의 중심인 국회는 교섭단체를 구성한 정파들의 주도로 굴러가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따라서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하면 독립적인 정치세력으로 평가받기 어렵다.



지난 날 충청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이 교섭단체를 구성하여 의회 운영의 파트너로 참여한 일이 있었다. 그러나 영,호남 지역패권과 살벌한 이념의 대결구도 때문에 중용(中庸)을 표방하는 충청기반 정당은 이렇다 할 존재의미를 부각하지 못하였고, 현재는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한 채 절치부심하는 상황이다.


19대 총선이 내년 4월로 다가왔다. 다음 국회 4년 동안 우리사회는 가파른 도전에 직면할 것이 분명하다. 살인적인 실업과 빈부격차, 불경기와 물가불안, 사회적 약자에 대한 폭발적인 복지수요 등, 사회통합을 위협하는 과제를 풀어내야 한다. 나아가 통일의 결정적 기회가 다음 국회 임기 중에 도래할 것이 거의 틀림없다. 통일의 비전과 전략을 마련하고 실천해야 할 주체도 바로 19대 국회와 다음 대통령이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양당구도 정치가 이러한 시대적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나의 대답은 단호하게 ‘노(no)'이다. 구조적 원인은 뒤로 미루고 우선 한 가지 단적인 사례를 보자. 민주당은 한미자유무역협정을 결사적으로 반대한다. 바로 자신들이 집권하던 시절 협상을 타결시켜 만든 협정이 아닌가. 무역으로 살아가는 나라에서 힘들게 만든 ’시장을 넓힐 기회‘를 스스로 부정한다. 이러한 민주당의 이율배반적인 행태 보다 더 한심한 것이 한나라당의 무기력한 모습이다. 무슨 목표나 의지가 있기는 한 집단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의 양당구도 정치는 절망 그 자체이다. 국민이 그토록 부질없는 싸움을 그만두라고 호통 치지만 마이동풍(馬耳東風)이다. 툭하면 폭력사태가 벌어지고, 토론과 타협을 외면한 채 극한대립, 날치기가 판을 친다. 이것이 그들 양당구도 정치의 자화상이다. 그 정치에서 나라의 비전과 목표, 과학적인 정책과 전략, 민생의 고통을 해결하려는 손길을 찾을 수 없다.




그 이유는 간명하다. 두 당이 낡은 지역패권과 낡은 이념의 틀을 스스로 벗어나지 못하였고, 또 그럴 의지도 빈약하기 때문이다.




먹느냐, 먹히느냐의 투쟁을 벌이던 냉전시대, 독재와의 힘겨운 싸움을 벌이던 민주화시대, 이제 모두 역사의 무대 저편으로 사라졌다. 한반도에 남아있는 국지적 냉전은 우리의 보편적 가치와 월등한 역량으로 녹여 극복할 대상이지, 우리 끼리 편을 갈라 싸우고 통일을 미룰 핑계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 민주당 모두 지역패권과 냉전 이데올로기라는 낡고 병든 틀 위에서 사고하고 행동한다. 다람쥐가 쳇바퀴를 돌 듯, 시대는 변해도 그들의 사고와 행동을 지배하는 것은 지긋지긋한 관성의 법칙일 뿐이다.




정당이나 정치인은 국민의 지지가 생명이다. 비전, 정책, 전략, 인물, 헌신, 이런 것들이 국민의 지지를 결정할 때, 정치는 정상궤도에서 발전할 수 있다. 맹목적인 지역감정이나 냉전 이데올로기가 지지여부를 결정해버린다면, 어느 정당, 어느 정치인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땀과 눈물을 흘릴 것인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지역패권과 냉전이데올로기를 대표하는 세력으로서 국민의 맹목적인 지지를 독점해왔다는 것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물론 이는 어느 한 개인이나 집단의 잘못이라기보다는 식민지배, 해방, 냉전, 독재, 민주화투쟁 등 숨 가쁘게 진행되어 현대사의 격동 속에서 자리 잡은 역사의 산물이다.




그러나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마땅히 역사의 잔재인 이 낡은 틀을 스스로 깨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선의로 생각해도 그들이 이 달콤한 기득권을 스스로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오직 국민의 위대한 힘으로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 국민은 이미 지역패권이나 냉전이라는 낡은 틀을 벗어던지고 있다. 지금 우리는 서울 시장 보권선거를 앞두고 몇몇 무당파 지식인들이 얼굴을 내밀자 정치태풍이 만들어지고, 그 기세에 놀라 갈팡질팡하는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을 똑똑히 보고 있다. 이제 국민의 힘으로 양대 정당의 그 알량한 기득권을 타파하고 새로운 정치질서를 만들 때가 마침내 도래한 것이다.




나는 1988년 정치에 입문하여 13대 국회에 진출하였다. 나의 정치적 소망은 그 때나 지금이나 우리나라를 사회, 경제적으로 한 번 더 도약시켜 선진강국을 만들고, 하루빨리 분단을 녹여 통일조국을 건설하는 일이다. 정치에 들어온 이후 행운의 여신은 나의 손을 들어주었다. 14대 국회에 재선되고, 문민정부 시절 노동부장관을 역임했으며, 뒤이어 초대 민선경기도지사에 당선되었다. 장관과 도지사 시절 나는 뜨거운 열정과 무서운 속도로 소신껏 일할 수 있었던 것을 지금도 가장 큰 보람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1997년 대통령 선거로부터 나의 정치역정은 시대의 격랑에 휩쓸리기 시작했다. 나 개인의 정치적 신념이나 목표, 열정이나 순수성은 거대한 파도에 산산이 부서지고 무력화 되었다. 나 자신이 입은 상처가 아니라, 나로 인해 받은 수많은 사람들의 상처가 나를 더 힘들게 하는 시간이 계속되었다. 가혹한 비판과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고, 어둡고 무서운 고립이 심화되었다. 지난 정권시절에는 권력의 칼이 무자비하게 나를 공격하기도 했다.




나는 이 모든 비난과 공격을 달게 받아들였다. 모두 다 내 부덕과 무능으로 많은 사람들을 아프고 힘들게 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그 비난과 공격이 나를 단련시키고 능력을 키워 줄 것으로 믿었다. 더 성숙한 모습으로 국민의 뜻을 받들어 나라와 국민에 끼친 누(累)를 희망의 정치로 갚아야 한다는 소명의식 속에 살아왔다. 그 거친 파도 가운데에서도 나의 정치생명이 꺼지지 않도록 지켜주신 지역주민들의 마음을 진정 하늘처럼 받들고 있다.




나는 18대 국회 이래 어느 정파에도 속하지 않았다. 이 시간 동안 나는 정파를 초월하여 나라의 장래와 국민의 뜻을 생각해 왔다. 이제 마음을 완전히 비우고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출발을 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동안 과연 내가 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를 고뇌한 끝에, 마침내 나는 낡고 병든 정치구도를 타파할 제3정치세력 건설에 헌신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하였다.




정치는 치열한 현실 위에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는 예술이다. 제3세력은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함으로써 이루어진다. 충청지역은 지역패권으로부터 거리가 멀다. 또한 낡은 냉전 이데올로기로부터도 비교적 자유롭다. 그러므로 충청지역이 제3정치세력 결집의 구심점이 되는 것은 불가피한 현실이다. 마침 이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자유선진당과 국민중심연합 두 정파가 제3세력 건설을 목표로 통합을 이루게 되었다. 나는 기꺼이 이 통합의 물결에 합류하기로 결심하였다. 그리고 내년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여 제3정치세력을 만드는 일에 백의종군하며 헌신할 각오이다.




제3정치세력 결집이 충청지역으로부터 시작되지만, 결코 여기에 한정되지 않을 것이다. 지역패권의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영, 호남 주민들로서, 그들은 그 낡은 구도 때문에 심리적 억압상태에서 더 좋은 비전과 정책 그리고 인물을 선택할 기회를 봉쇄당해왔기 때문이다. 나는 내년 총선에서 우리 국민들이 지역을 초월하여 이 낡은 지역패권을 거부할 것을 굳게 믿고 있다.




우리 국민들은 실업대란과 충격적인 빈부격차에 신음하고 있다. 자연히 복지욕구가 화산처럼 폭발하고 있다. 자칫 사회통합이 깨지고 나라에 큰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이 커진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이러한 복지욕구에 영합하고 있다. 물론 정부는 복지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그 복지는 지속 가능하고 사회통합에 기여하는 건강한 복지여야 한다. 그러나 두 당은 아무 준비도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맹목적으로, 다만 표를 얻고 보자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어 문제이다. 그들은 정책에서의 과학도, 나라의 미래도, 아랑곳하지 않는 것 같다.




대한민국에는 남한 주민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북한 주민들도 엄연히 우리 국민이다. 불행하게도 북한 주민들은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다. 정치적 자유는 물론이고 최소한의 생존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그러나 두 당은 이러한 현실을 타개할 의지와 능력이 없다. 북한인권법은 민주당의 반대로 국회에서 잠을 자고, 대북정책은 냉전의 궤도를 맴돌며 정체되어 있으니 말이다.




앞서 말한 대로 이제는 우리의 보편적 가치와 월등한 역량을 동원해 통일을 개척해야 한다. 도대체 냉전이 몰고 온 분단을 극복하지 못하고 질질 끄는 나라가 우리 말고 또 어디에 있는가. 통일은 혁명적으로 시장을 확대하여 우리가 앓고 있는 실업과 빈부격차라는 병(病)을 근원적으로 치유하는 돌파구가 될 것이다. 동시에 절망하는 북한 주민들이 10년을 전후하여 남한주민과 비슷한 수준에서 살 수 있는 새로운 세상을 여는 축복이 될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통일을 두려워하거나 기피하고 있다. 민주당은 북한체제 유지를 도와주어야 한다고 공식적으로 이야기 한다. 분단을 유지하자는 말과 동일하다. 이는 두 정당이 낡은 좌우냉전이데올로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이다. 제3정치세력이 등장하여 적극적으로 통일을 주도해야 할 절실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은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낡은 틀을 혁파할 창조적인 제3정치세력 건설은 두 선거를 통해 우리 국민이 희망을 만들기 위한 전제조건이 되고 있다.

나는 허물이 많고 역량이 모자라지만, 고통 받는 우리 국민들의 희망을 만드는 일에 모든 열정과 힘을 쏟아 부으려 한다. 대공황의 공포 앞에 떨고 있는 미국 국민들에게 한 루즈벨트 대통령의 연설 한 구절을 인용하고 싶다.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오직 두려움 그 자체일 뿐입니다(The only thing that we have to fear is fear itself.)." 우리가 내년 양대 선거에서 또다시 희망을 만들지 못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두려움, 이 두려움을 몰아내는 일로부터 희망을 만드는 승리의 길은 열릴 것으로 믿는다.




2011. 9. 8




이 인 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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