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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부처님이 세상에 오신 날, 이를 기뻐하듯 소담스레 왕벚꽃이 피어올랐다.
충남 서산 개심사(開心寺, 전통사찰 제38호, 충남 서산시 운산면 신창리) 왕벚꽃이 만개했다.
10일 서산시에 따르면, 요즘 이 곳 개심사는 20여 그루의 왕벚꽃나무가 일제히 꽃망울을 터뜨리며 초록을 배경으로 최고의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
백색, 연분홍, 진분홍, 옥색, 적색 등 5가지 빛깔의 개심사 왕벚꽃은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이곳을 찾은 이들의 감탄사를 자아내고 있다.
특히, 올봄에는 꽃샘추위와 변덕스런 날씨에 구제역 확산 우려까지 겹치면서 ‘서산목장’(한우개량사업소) 벚꽃이 흐지부지되고 말아 아쉬움을 달래려는 사람들이 이곳으로 더 많이 몰리고 있다는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일반 벚꽃의 꽃잎이 홑잎으로 나뭇가지에 하나하나 따로따로 붙어있다면, 개심사 왕벚꽃은 꽃잎이 겹으로 돼 일반 벚꽃을 여러 송이 묶은 듯이 복스럽게 생긴 것이 마치 수국이나 들장미를 닮았다.
개심사에는 왕벚꽃만 있는 게 아니다. 개심사 이곳저곳 앙증맞은 채마밭에는 감자와 상추가 정겹게 손짓하고 보라색 라일락도 제철을 맞아 아찔한 향기를 맘껏 뽐내고 있다.
골짜기를 타고 올라온 바람은 조릿대와 만나 ‘스스슥 쉬익 스스슥’ 하며 가슴 속까지 시원한 자연의 소리를 연출하고 연못에 떨어진 꽃잎들은 동동동 떠다니며 짧기만 한 세월을 아쉬워하고 있다.
연휴를 맞아 가족이 함께 왔다는 김모(63·인천 연수동)씨는 “개심사 왕벚꽃이 유명하다는 말을 듣고 벼르고 별러서 왔다.”며 “직접 와서 보지 않고는 이 아름다움이나 감동을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다.”며 벌어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주지 동덕스님은 “삼국시대에 창건된 개심사에는 다포양식의 정수로 손꼽히는 대웅전(大雄殿, 보물 제143호)을 비롯해 영산회괘불탱화(靈山會掛佛幀畵, 보물 제1264호), 목조아미타여래좌상(木造阿彌陀如來坐像, 보물 제1619호) 등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며 “무거운 마음으로 올라왔다면 내려가는 길은 마음을 열고(開心) 편히 내려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