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사랑
이효녕
너를 만나는 일이 내 행복인 것 알지
바람 부는 날이면 흔들리는 들꽃
보이지 않게 가슴까지 잠기는 향기
아무리 향기롭다지만
외로움이 잠긴 슬픔이라는 걸
내 사랑하는 사람아
사랑은 형체가 보이지 않는 것이라지만
열정으로 몸을 태운 적 있었지
처음 부끄럼이 넘치던 마음이면서
아주 뜨거운 불이기도 하여
사랑으로 달궈 얼굴이 붉어질 때
목마르게 그리워 햇살 바라보다가
바람에게 몸을 맡겨버리고 말았지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어쩌면 들길에 피어
쓸쓸히 자리를 펴고 누운
우리 사연의 잊을 수 없는 추억이란다
내 영혼까지 적셔 주던
단아하고 순수한 깊이의 미소
너는 저기 혼자 들꽃으로 피어
내 마음 자꾸만 지금까지 흔들지
무엇인가 빠져나갈 것 많을 듯
풀잎에 기대선 내 아련한 슬픔
난, 지금 지난 시간으로 오는 추억에 젖어
무릎만 남은 마지막 사랑을 자른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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