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안개 피는 강가에서 -김연옥 밤새껏 강 밑바닥에서 쩌렁쩌렁 뒤척이던 숫한 겨울 이야기들 물안개 되어 그리움을 토해낸다 희뿌연 장막 속에서 검은 욕망을 모두 털어내고 어망을 걷어 올리는 작은 쪽배, 그리고 물을 박차고 새벽공기를 가르는 저 물새들의 비상을 보라 어느 화가의 붓끝에서 저리도 멋진 수묵화가 그려지겠는가 점차 잦아 드는 안개방울 방울 다시 눈꽃이 되어 시간의 무늬처럼 회백색 여백을 채우는 저 경이로운 풍광, 나는 너무 가슴 설레어 눈쌓인 강 언저리 찻집에서 뜨거운 차 한 잔 마시고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