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산에 부엉이 날다 
                    

           /詩.정 현 _ 낭송.강진주
   
 
운명이라고 한다
어스름이 물러가는 이른 아침
'부엉부엉' 크게 작심하고 오른 산
'사람이 지나가네'
 
서 있던 곳 흔적도 없이 
암벽 아래로 부엉이가 날개를 폈다
'원망하지 말라' 우짖으며
'사람들이여! 저를 버리셔야 합니다.'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하여
모두가 조반을 서두르던 아침
큼지막한 부엉이는 '훨훨' 날고 말았다
 
삶 속에 죽음이 있듯 
죽음을 택한 길, 그 얼마나 가까웠기에
세상을 저만치에서 바라보려고
봉화산, 부엉이 바위를 딛고 서서
'사람이 지나가네'
'부엉부엉', '사람이 지나가네'
사람 사는 세상을 보려고
봉화산에서 부엉이는 날개를 폈네
 
아, 침통과 비탄만을 남기고
부엉이는 이른 아침 날개를 폈네
사람 사는 세상을 위하여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껴안지 않은
고스란히 바보 몫의 비감을 안고
백성이 주인 되는 세상을 껴안으려
부엉이 바위에 올라 그만 날개를 폈네
 
 
 
 
*** 謹 弔, 故 노무현 대통령님의 冥福을 삼가 비옵니다.
유족의 망극한 슬픔과 비통의 아픔에 대하여 함께 하며, 
충심을 다한 진정으로 盧 前 대통령님의 서거에 대하여 
다시금 국민의 한 사람으로 위로의 말씀을 삼가 올립니다.